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했더니, 나만 혼자 있었다. 4/4
절망편 Chapter 3.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했더니, 나만 혼자 있었다. 4/4
그렇게 묵묵히 내 할 일들,
풀칠, 우체국 다녀오기를 하고 앉아있는데,
갑자기였다.
나를 제외한 셋이 동시에
웃기 시작했다.
뭐가 그렇게 웃기는지 셋이 박수까지 치면서
웃어댔다.
나도 어정쩡하게 따라 웃으면서 머리로 생각했다.
뭐지? 왜 웃는 거지?
라디오는 광고뿐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나를 제외한 단톡방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만의 온라인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뭣도 모르면서 따라 웃는 모습을 보고,
더 웃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날,
입사해서 처음으로 회식이 있었다.
퇴근 후, 삼겹살 집으로 모여서 먹고 마셨다.
그런데 나는 그곳에 있으면서도 없었다.
달 큰 씁쓸한 술만 잘 들어갔다.
술에 취하니, 웃음만 지어져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나를 쳐다보든 안 쳐다보든,
나는 얘기하는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며
최선을 다해 웃고 끄덕였다.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를 인정해 주는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보고 싶어져 찾아갔지만,
볼 수 없었다.
겨우 정신을 붙잡고 집에 도착해
불이 꺼진 거실을 무심코 지나가다
널브러진 술병을 밟고 뒤로 넘어졌다.
순간 울컥, 뭔가 북받치는 서러움과 울분이 튀어나왔다.
너무 참아서일까..
미친 듯이 소리 내며 울었다.
늦은 시간이라는 것도,
엄마 아빠가 자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내 울음은 아무도 깨우지 못하니까.
며칠 후, 나는 무단결근을 하게 됐다.
며칠을 회사를 못 나가고 있다가,
겨우 나 자신을 타일러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용기로
출근을 했다.
아침에 해야 할 일들, 반복적인 루틴 업무도 예전처럼 완벽하게 해 놓고,
커피도 다시 정성스레 내렸다.
선배들과 세무사님이 먼저 출근했지만,
많이 화나셨는지 내 인사를 받아주시지 않으셨다.
당연하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잠시 후, 실장님이 출근하셨고 나를 보자마자
화를 많이 누르는 목소리로 얘기 좀 하자고 부르셨다.
그동안 내가 신입이라 많이 봐줬다고 하셨다.
열심히 하려는 게 이뻐 보였는데,
어느 순간 선배들 험담을 한다는 것을 알고
기가 차셨댔다.
맘 같아선 바로 권고사직을 하려 했으나,
그래도 내가 노력하는 게 보여 지켜보는 중이라 하셨는데, 무단결근, 그것도 여러 날 안 나오니,
이미 다른 사람 채용공고를 올렸다며,
나보고 짐 챙겨서 가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마디 쏘아붙이셨다.
"사회생활 이렇게 하는 거 아냐.
어디 가서 또 이러지 마.
너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야"
그 말이… 내 가슴을 아프게 찔렀다.
나는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소주를 마신 것처럼,
목이 뜨거워지고, 코끝이 찡하고,
눈꺼풀의 멍이 다 가시기도 전에
눈시울이 다시 뜨거워졌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난 짐을 챙겨 내 발로 회사를 나오게 됐다.
회사에서 받은 따뜻함이 처음이었기에
그래서 더 잘하고,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더, 더.
그런데, 결국 또 나 혼자 남게 됐다.
----------------------------------
‘절망편’ 유료 연재 안내드립니다.
프롤로그부터 지금까지 ‘절망편’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많은 고민 끝에, 다음 주,챕터 4의 상편부터는 유료로 전환하여 연재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현실편’, ‘희망편’까지의 여정을 함께해주신 독자님이라면
이제 막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절망편’의 이야기에도 공감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정제된 글로 더 좋은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브런치 멤버십으로 계속 함께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