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마음으로

손에서 피어나는 온기

by 달보드레

손. 너무나 당연해 떠올려 본 적 없던 그 이름. 무언가를 쥐고, 먹고, 건네주고, 악수를 청하는. 이 밖에도 수백, 수천 가지 기능을 담당하는 소중한 나의 손. 그런데, 왠지 오늘은 손이 도맡은 기능보단 다른 게 떠오릅니다. 손의 기능. 왠지 딱딱하잖아요.


제게 손은 곧 ‘온기’예요. 세상의 많은 따뜻함들은 손에서 시작되곤 하지요. 엄마의 손에서 탄생한 된장찌개, 얼마나 많은 수고가 담겼는지 모른 채 먹었던 할머니의 김치, 발그레한 두 뺨을 쓰다듬는 사랑하는 이의 손길, 아플 때면 밤새 곁에서 간호하며 내 손을 꼭 잡아 주는 손, 마음을 둥 울리는 누군가의 진심 어린 편지, 어느 여행길에서 내가 생각나 골랐다며 수줍게 건네는 작은 선물. 그렇게 우리는 손에서 손으로 온기를 전하고, 또 건네받곤 합니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 피어났다는 것은 귀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들의 손길에는 상대가 평안하길 바라는 마음, 자신의 손에서 탄생한 무언가를 받고 상대방이 기뻐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말로는 표현하기 수줍은 진심이 잔뜩 들어 있지요. 거기에 따스함을 한 스푼 넣어 조물조물 빚습니다. 손맛, 손편지, 손글씨……. 그래서 따뜻하고 소중한 것들에는 ‘손’이 들어가나 봅니다.


그간 제 손에선 어떤 온기가 피어났을까요? 또 사는 동안, 어떤 따뜻함들이 손에서 피어나게 될까요? 제가 빚고 싶은 따스함의 형태와 온도를 골똘히 고민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