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t Baker

Autumn Leaves

by 달빛소리



영화 Born To Be Blue는 Chet Baker의 일대기 중 앞 이가 부러지는 린치 사건, 그리고 재활(?) 과정과 성공을 다룬 영화이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상업 영화이니 반드시 구분해서 감상할 필요가 있다. 음악적 성과로 Chet Baker의 삶 전체를 이해해 줘야 한다는 개인적 의견을 가지시는 분도 많이 계시나, 부도덕한 행동은 물론 여러 차례 징역에 해당되는 범죄 사건 그리고 마약으로 점철된 일생 등은 정확한 평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영화는 Chet Baker 삶을 너무 미화시킨 부분이 없지 않으니 지나친 환상을 갖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She Was Too Good to Me는 린치 사건 이후 재기하는 과정 후에 만들어져 '컴백 앨범'으로 불린다. 원래 Chet Baker 하면 My Funny Valentine이고 개인적으로는 죽기 2주 전에 공연한 The Last Great Concert: My Favorite Songs, Vol. 1 & 2 음반을 자주 듣지만 한 곡 만을 선택하라면 She Was Too Good to Me의 Autumn Leaves를 꼽고 싶다.


Fourplay의 창립 멤버이자 George Benson, Lee Ritenour, Stanley Turrentine, Grover Washington Jr. 등 재즈는 물론 팝, 락 등 대중음악 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젊은 Bob James가 Eectric piano를 연주하고 있다. 지금은 Eric Clapton Band에서 조금 힘겹게 스틱을 휘두르는 것 같이 보이는 Steve Gadd이 당시 20대 혈기 왕성한 막내로 참여하고 있으며, Chick Corea의 My Spanish Heart, Jim Hall의 Concierto, Steely Dan의 Aja 그리고 Just the Two of Us가 담겨있는 Grover Washington Jr. 의 Winelight 등 수많은 명반에서 연주했었다.


그리고 다른 곡에서 자주 언급될, 당대 최고였던 지금은 리빙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Ron Carter가 Bass를 연주하고 있고 Dave Brubeck Quarter에 폴 데스몬드가 Alto saxophone을 연주한다.


Autumn Leaves의 메인 테마를 Chet Baker의 트럼펫으로 연주를 시작하고 바로 Bob James, Ron Carter, Steve Gadd의 리듬 파트가 따라온다. Chet Baker는 Miles Davis의 연주에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음색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Miles Davis가 금속성의 차고 냉철한 느낌이라면 Chet Baker의 트럼펫은 부드럽고 유연한 느낌의 상반된 음색이다.


메인 테마 이후 Improvisation으로 이어지고 Chet Baker의 연주가 끝나면 Paul Desmond의 Alto 즉흥 연주가 연주되는데 Desmond의 Alto 연주의 특징 중 하나가 다른 Alto 연주자의 소리보다 아주 많이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고 이 곡에서도 이런 특징이 잘 표현되고 있다.


이후 Bob James의 입체감과 공간감을 더해주는 Electric Piano 솔로가 자유롭게 연주되고 Desmond와 Baker의 연주가 조금씩 주고받으면서 끝을 맺는다.


처음에는 솔로 연주자들의 연주가 귀에 잘 들어오고 쉽게 들리겠지만 Ron Carter와 Steve Gadd의 리듬 연주도 꼭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이들의 연주는 단순한 리듬 연주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음악의 틀과 배경을 완성시켜 준다. 구도와 균형을 잡고 주연 못지않은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내 준다.


이 음반에서 Baker의 트럼펫은 단풍의 붉은색으로, Desmond의 Alto는 은행의 노란색으로 시각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Bob James의 Electric Piano는 들국화, 코스모스 그리고 이름 모를 꽃들이 바람에 따라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 같고 Ron Carter와 Steve Gadd의 리듬은 전체적인 배경으로 표현돼 마치 파스텔 톤의 수려한 풍경화가 완성된 것 같은 연주의 느낌이다.


만추의 오후가 딱 이런 느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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