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인도] 13화
아가르탈라를 구글에 검색해 보면, 도시 내에서 방문할 수 있는 곳을 몇 군데 추천해 준다. 리스트를 보다 보면 점점 아가르탈라 도심에서는 멀어진다. 우나코티 돌조각 (Unakoti Rock Cravings)도 아름다워 보였지만, 아가르탈라 시내에서 무려 편도 3시간이 걸리는 곳에 있었다. 그래서 잠시 다녀오는 근교 여행을 테마로 잡은 만큼, 아가르탈라 시내에 있는 트리푸라를 알기 위해서 꼭 가봐야 할 곳들만 다녀왔다. 트리푸라 주립 박물관 (Tripura State Museum)과 우자얀타 궁 (Ujjayanta Palace), 쉬리 자간나트 사원 (Shri Jagannath Template), 그리고 헤리티지 공원 (Heritage Park)가 그 주인공이다.
우선, 트리푸라 주립 박물관과 우자얀타 궁은 한 곳에 같이 있다. 정확히는 1901년에 지어진 우자얀타 궁을 수리해서 지금은 트리푸라 주립 박물관으로 사용한다. 주립 박물관과 궁은 오전 10시 15분에서 오후 5시까지만 개장을 해서 도착을 하자마자 바로 호텔에서 10분 거리인 궁전으로 달려갔다. 궁 입장 시 입장료를 받는데, 인도 국민은 50루피 (약 800원), 방글라데시 국민은 100루피 (약 1,600원), 외국인은 250루피 (약 4,000원)를 받는다. 입장권을 구매할 때 카드 기계는 가지고 있는데 외국 카드로는 결제가 안 되어서 현금으로 결제했다. 인도를 다니다 보면, 인도 카드 기계가 해외 카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궁전을 향해서 쭉 걸어가는 길 양옆으로는 호수가 있다. 현지 주민들도 산책하거나 운치 있는 풍경을 바탕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궁전에 도착하면 계단을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들 텐데, 궁전 내부의 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가지 않은 채로 궁의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가다 보면 “Way to Museum (박물관행)”이라는 안내판이 있어서 그곳에서 입장권을 확인받고 들어갈 수 있다. 나는 당연히 이를 몰랐기에 계단을 타고 들어가서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려 했더니 안에 있던 직원들이 막 소리친다. 영어가 아니라서 알아듣지를 못하자, 옆에 있던 손님이 영어로 친절히 가는 법을 알려줘서 간신히 들어갔다.
박물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다. 그래서 나도 글에 같이 실을 사진을 찍지는 못하였다. 박물관 내부의 전시가 궁금하다면, 방문해서 구경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품도 신경을 써서 많이 준비했고, 내부는 에어컨을 계속 켜줘서 덥지도 않다. 아가르탈라의 기온이 25도에서 30도를 오가는 걸 고려하면, 밖을 돌아다니다가 들르기에도 딱 좋다. 물론, 박물관을 구경하다가도 전기가 갑자기 나갔다. 실롱에서 이미 익숙해져서 그런지 전기가 나간 것 자체는 놀랍지 않았는데, 전기가 나가자, 창문이 없던 전시관이 완전히 칠흑 같은 어둠에 빠진 게 더 놀랐다. 아예 앞을 볼 수도 없이 어둠 그 자체였다. 잠시 가만히 서 있다가 휴대전화 플래시로 길을 비추면서 전시관 내부를 서성였는데, 3분 정도 지났을 때 불이 다시 들어왔다. 특이한 경험이지만,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안심하고 방문해도 좋다.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트리푸라 주에 대한 다양한 사실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만족했다. 트리푸라는 농촌 지역으로서 벵골족뿐만 아니라 칠스족(Chills), 산달족 (Santhals), 문다족 (Mundas) 등 다양한 소수민족과 부족이 공존하는 곳이다. 내가 근무하는 메갈라야는 카시 및 가로족과 같은 현지 부족이 인구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과 달리, 트리푸라는 벵골인 인구가 꽤 많다. 이는 1280년경에 형성된 마니캬 (Manikya) 왕조가 1400년 트리푸라 왕국이 처음 세워졌을 때 벵골 인들이 트리푸라 지역으로 많이 이주했다고 한다. (참고로, 마니카 왕조의 왕들은 모두 마니캬 칭호를 사용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트리푸라 주가 방글라데시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기에 방글라데시에서 온 이주민들도 많다. 박물관에서는 트리푸라 인구의 약 60%가 방글라데시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도 설명한다. 그래서 박물관의 동선 끝 쪽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관계에 대한 전시관도 있다. 정확히는 인도가 1971년에 시작된 방글라데시의 독립 전쟁에서 방글라데시 피난민을 수용하고, 전투에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한 자료들을 소개하는 곳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시관에 붙어있던 방글라데시의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이 송신기를 통해 보낸 방글라데시 독립 선언문의 일부였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메시지가 될지도 모릅니다. 오늘부터 방글라데시는 독립국입니다. 방글라데시 국민 여러분, 어디에 계시든, 어떤 수단을 가지고 있든, 끝까지 점령군에 맞서 싸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투쟁은 파키스탄 점령군의 마지막 병사가 방글라데시 땅에서 쫓겨나고 최종 승리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도 독립 과정을 거쳐서 해방되었기에, 이 메시지를 보냈을 때 자신의 국가가 과연 해방될 수 있을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던 라흐만 대통령은 어떠한 심정이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라흐만 대통령이 이후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독립 이후에 운영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독립이 한 국가에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전시관을 보면서는 인도가 방글라데시의 독립에서 자신들이 한 역할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방글라데시와 가깝다고 해서 트리푸라에 무슬림 인구가 많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트리푸라의 83%가 힌두교도다. 그래서 벵골 문화, 힌두교 문화, 그리고 현지 부족들의 문화가 모두 섞여서 성장한 것이 현재 트리푸라의 문화라고 한다. 그래서 박물관을 돌아다니면, 트리푸라 각 부족의 문화와 힌두교 관련 작품 및 유적을 함께 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트리푸라 민간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 중 하나인 “ 콕 타 사디 (Kok Ta Sadi), 영문명 (Don’t Talk)”다. 콕 타 사디 이야기는 두 자매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때 트리푸라에서는 경찰이 여성을 잡아다 궁전에 시녀로 보내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두 자매의 아버지 역시 일을 나갈 때 무조건 조용히 숨어있으라고 일러주었는데, 큰 딸이 경찰이 지나가는 순간 “콕 타 사디,” 즉 조용히 하라고 동생에게 말하는 순간, 경찰이 그것을 듣게 되어 두 자매가 궁으로 가게 되었다. 두 자매는 궁에서 시녀로 지내다 곧 죽었는데, 그 자매는 다시 새로 태어났고, 그들이 날아다닐 대면 “콕 타 사디”라고 서로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슬픈 이야기였다. 이 외에도 NEEPCO (북인도 전력)과 ONGC (인도 석유 천연가스공사) 그리고 트리푸라 경찰에 관한 전시관이 있었다.
박물관을 보고 나서는 그다음 관광지인 쉬리 자간나트 사원으로 향했다. 사원은 궁에서 15분 정도만 걸으면 되지만, 그사이에 인도는 없기에 조금 조심히 걸어야 한다. 사원 내부에는 일요일이라서 신자분들이 많이 계셨다. 사원에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양말도 외국인은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지만, 기왕이면 맨발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에는 신발 신고 돌아다니는 경찰을 봐서 몰랐는데, 신자 분 중에 한 분이 이야기해 주셨다. 사전 조사를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놓친 것도 너무 아쉽고, 그 순간 너무 죄송해서 바로 신발 벗는 구역으로 가서 벗고 돌아다녔다.
사원 내부에는 주로 힌디어로 설명이 적혀있어서 사원을 구경만 하고, 신자 분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서 바로 나왔다. 아무래도 외국인은 나밖에 없어서 그것도 나름대로 부담되었다. 아가르탈라를 돌아다녀 보면, 외국인을 찾기 어렵다. 호텔에서 체크인할 때도 방문객 명단을 적어야 했는데, 다른 방문객들은 모두 내국인이었다. 그만큼 아가르탈라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외국인 방문이 적은 동네라서 조금은 돌아다니는 데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실롱에 비해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분들도 꽤 있어서 기사님이나 호텔 식당에서 소통할 때 어려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 어찌어찌 해결해 가면 보냈다.
사원을 보고서 걸어간 곳은 한식당이었다. 아가르탈라에 “갈비구이 (Galbi-Gui)”라는 한식당이 있다는 것을 구글 지도로 보고, 드디어 제대로 된 한식을 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일정을 계획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식당은 지금 없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식당은 운영하지 않고 식당 내부는 완전히 공사판이 되어있었다. 인스타그램에도 사진이 많이 올라와서 기대하고 갔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실망 가득한 몸을 이끌고, 다시 호텔로 걸어가던 길에 번화가처럼 보이는 대로가 있어서 구경하러 걸어갔다. 길거리에 인도 전통 복장인 여성용 쿠르타 (Kurta)를 걸어놓고 파는 곳도 있고, 꽃집도 있고, 간식 파는 곳도 있는, 말 그대로 현지 시장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브이-마트 (V-Mart)라고, 적힌 건물로 가보니, 남성복도 길거리에 걸려있어서 남성용 쿠르타나 네루 재킷으로 불리는 정장 조끼도 팔지 않을까 싶어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1층은 여성복, 2층은 남성복, 3층은 아동복, 4층은 생활용품을 파는 슈퍼마켓이었다. 다행히 2층으로 가니 남성용 인도 전통복 판매대가 있었다. 크지는 않지만, 할인도 하고 있어서 내 치수에 맞는 옷들을 몇 개 집었다. 가격이 꽤 나갈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아래 사진의 3벌을 사서 700루피 (약 11000원) 조금 넘게 나왔다. 보스턴에서 학교 다닐 때 디왈리 (Diwali) 같은 인도 축제를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면 인도 전통복을 입고 와달라는 부탁을 친구들로부터 받아서, 꼭 잘 맞는 쿠르타 셔츠와 네루 재킷 (Nehru Jacket)을 사 가고 싶었다. 실롱에서도 살 수 있지만, 본 김에 그냥 샀다.
이후에 호텔에 도착했더니, 치약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다시 브이 마트로 가서 칫솔과 치약 그리고 쿠르타 셔츠를 한 벌 더 사서 왔다. 참고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쿠르타 셔츠 (아래 기장이 짧은 옷)은 평소에도 입고, 전통 쿠르타 (긴 기장)은 특별한 날에 주로 입는다고 한다. 아 저녁은 호텔에 식당이 있어서 룸서비스를 시켜 먹었다. 캐슈너트가 들어간 파니르 카레, 궁보지딩, 버터 난을 주문했는데, 기대한 한식은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가격 1,000루피 (약 15,000원)으로 조금 비쌌지만, 이때는 실롱에 탈 나지 않고 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기에 가격은 잠시 눈 감고 먹었다.
잠을 푹 자고 오전 7시쯤에 주섬주섬 일어났다. 정말 오랜만에 여유롭게 일어난 월요일이다. 씻고 나니 상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화요일에 할 외부 인사와의 미팅 시간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을 좀 정리하니, 프런트로부터 전화가 왔다. 혹시 아침을 먹을 것이냐고. 나를 챙겨주는 전화 같지만, 광고성 전화다. 조식을 포함하지 않고 예약했더니, 룸서비스로 아침을 주문하라는 듯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안 먹겠다고 하고, 다시 일정을 점검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기 때문에, 여전히 일을 해야 해서 헤리티지 공원만 잠깐 보고, 공항으로 가는 것이 다였다. 헤리티지 공원까지 한 15분 정도밖에 안 걸려서, 오전 11시 체크아웃 시간까지 일을 더 하다가, 오토 릭샤를 라피도로 불렀다. 라피도 앱에서 60루피 (약 950원) 면 충분하다고 안내했는데, 웬걸, 기사님이 아무도 안 잡힌다. 전날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100루피 이하의 단거리 여정은 릭샤 기사님들이 안 받으시는 것 같다. 그래서 헤리티지 공원까지는 우버로 잡아서 이동했고, 60루피만 현금으로 냈다.
헤리티지 공원도 입장료를 받는데, 내외국인 모두 10루피 (약 160원)이다. 카드는 안 받는 것 같고, 큰 지폐도 안 받아준다. 반드시 10루피 지폐를 가지고 이동하도록 하자. 공원 내부에는 트리푸라 주 각 도시 및 구역에서 유명한 건물이나 조형물을 미니어처로 만들어서 모아 놓은 구역과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구역이 있다. 아가르탈라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서 못 본 관광지들도 미니어처로나마 보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관리 상태가 최상은 아니지만, 공항으로 가는 방향에 있는 곳이고, 공원 주변에도 정부 기관과 다른 공원이 많은 지역이니 시간이 되면 아가르탈라를 떠나기 전에 보고 가기 좋다.
헤리티지 공원까지 다 보고, 공항으로 가는 오토 릭샤를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우버 앱이 말썽이다. 헤리티지 공원이 서비스 불가 지역이라는 문구가 떴다. 라피도 앱이 작동해서, 200루피를 주고 불렀다. 원래는 120루피 정도면 부를 수 있다고 라피도 앱은 이야기했는데, 거절당할 확률을 줄이고, 빨리 가기 위해서 조금 더 불렀다. 바로 기사님이 오셨는데, 영어는 여전히 못 하신다. 공항에 도착하니, 최종 가격은 230루피였다. 공항 주차장을 통해서 출발 게이트에 바로 내려주면 30루피를 더 낸다고 한다. (사기는 아니다) 30루피를 아끼고 싶다면 공항 출구 쪽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와야 할 것 같다.
30루피를 내는 것은 괜찮았는데, 기사님이 잔돈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나도 작은 돈을 이미 다 써서 없었다. 결국은 내가 가지고 있는 해외 앱을 통해서 기사님께 직접 송금해 드렸다. 수수료도 조금 나오고,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어찌하겠는가. 돈을 내고 빠르게 공항 안으로 들어왔다. 공항 내부는 처음 느낀 그대로 깔끔하고, 시원하다. 공항 벤치에 앉아서 조금 글을 쓰다가 라운지로 갔다. 라운지 가격은 524루피 (약 8,350원)으로, 여기도 해외 카드는 받지 않는다. 무조건 현금으로 결제해야 한다. 라운지 내부에는 파니르 카레를 비롯한 인도 음식이 있는 간단한 뷔페와 앉아서 쉴 수 있는 소파가 있다. 라운지에서 식사할 때 콜라나 사이다는 무료로 주니, 필요하다면 꼭 요청해서 먹자.
라운지 소파 옆에는 콘센트가 있는 곳이 있어서 꽂아 봤는데, 내 자리에서는 안 된다. (다른 자리에 앉은 손님은 쓰는 것 같았다) 조금만 앉아 있다가, 탑승 시간이 가까워져서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 주변으로 이동했다. 게이트 주변은 만석. 그래도 우리 앞 순서 승객들이 빠져서 곧 자리가 생겼다. 공항 내에 와이파이가 터지는데, 우리가 아는 방식의 공공 와이파이가 아니라 개인 와이파이처럼 비밀번호를 넣어야 쓸 수 있다. 비밀번호는 공항 곳곳에 붙어 있어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 생겼는데, 승무원이 나를 탈출구 좌석으로 업그레이드시켜주었다. 기내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탈출구 좌석은 비워둘 수 없으니 일부 승객들을 골라서 옮겨준 것 같다. 덕분에 짧은 비행이었지만, 자리를 넓게 쓰면서 돌아왔다. 이번에도 기내식을 신청했는데, 식사는 시키지 않고 캐러멜 팝콘만 주문을 해서 음료수와 함께 받았다. 되게 맛있어서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내릴 때까지 자꾸 손이 갔다.
원래 구와 하티에 내려서 하룻밤을 보내고 실롱으로 가고자 했는데, 다음 날 아침부터 회의가 있고, 오후에 하는 회의도 준비해야 해서 원래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택시를 잡았다. 위즈 라이드는 회의가 잡혔던 시점에는 이미 예약이 차서 그런지, 나는 예약할 수 없어서 결국 Gozo Cabs라는 회사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택시를 통으로 예약해서 실롱으로 돌아갔다.
아가르탈라는 확실히 실롱과 다르다.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분위기도 더 우리가 아는 인도에 가깝다. 걸어서 도심 내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니기 쉽고, 길도 넓고, 상점도 많아서 관광객이 짧은 기간 동안 즐기고 가기에는 충분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외국인에게 실롱보다 아가르탈라가 더 여행하기 어려운 도시라고 느꼈다. 아마 언어의 장벽에 내가 지친 것도 있지만,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외국인이 익숙하지 않은 도시라서 관광을 위한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만약 우리가 아는 인도의 느낌을, 조금은 순하게 경험해 보고 싶다면, 아가르탈라를 추천한다. 나의 첫 휴가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이 글이 여러분의 휴가는 아가르탈라에서 조금 더 계획대로 될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