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인도] 9화
정부에 출근하면서 처음으로 놀랐던 점은 출근 시간이었다. 내가 살았던 다양한 국가에서 웬만하면 오전 9시까지 출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이곳은 공무원들의 공식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다. 물론, 교통체증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 오전 10시 반까지 출근할 수 있도록 허용을 해준다. 출근 시간이 왜 이렇게 늦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정확한 이유를 물어본 적은 없지만 교통 문제가 큰 것 같았다. 실제로 밖에 나가보면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에는 도로가 꽉 막혀서 쉽게 이동하기가 어렵고, 오전 10시가 넘어가면 확 풀리기 시작한다. 물론, 아침 10시부터 회의가 있거나 중요한 손님이 오시는 날에는 오전 10시 이전에 출근하는 날도 있다. 구전으로 들은 이야기이지만, 우리 개발 국장님의 일정이 워낙 많으셔서 때로는 국장님 댁에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회의하는 때도 있었다고 한다. 나도 오전 9시에 회의가 있었을 때는 회의를 먼저 하고, 팀원들과 아침을 먹으러 간 적도 있었다.
오전 10시에서 10시 반 사이에 출근을 완료하면, 다른 지방 공무원들은 온라인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인턴들은 공식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행히 (?) 출근 도장을 찍지는 않는다. 출근하면 주로 상사 혹은 학교에서 온 이메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뒤에 업무를 시작한다. 오전에 출근해서 점심시간까지의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내가 전날 작성하던 기획안이 있으면 검토해서 상사에게 보고하는 이메일을 작성하거나 상사와 내가 직접 미팅을 잡아야 하는 경우 이 시간을 활용해서 연락한다. 우리 부서는 현장으로 출근하거나 다른 건물로 출근하는 직원들도 꽤 있기 때문에, 여러 명이 모여야 하는 회의면 주로 아침 시간에 회의가 잡힌다.
그렇게 검토하고 연락을 하다 보면 오전 11시 반을 조금 넘겼을 때 JICA 건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 마시는 시간이 시작된다. 우리 팀과 같은 층을 쓰는 다른 부서들이 모두 같은 개발국장님이 관리하시는 부서이기 때문에, 다른 부서의 업무지원팀과 같은 조직에서 홍차와 쿠키를 준비해서 우리 사무실로 가져다주신다. 홍차는 주로 설탕을 타서 달콤한 맛이고, 쿠키는 오히려 연하게 단맛이 있어서 둘이 정말 잘 어울린다. 물론, 설탕을 빼서 준비해 달라고 부탁드리면, 그렇게도 해주신다 (다른 인턴들은 설탕 없는 차를 선호하는 듯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일 시작하기 전에 주로 믹스커피를 타서 커피 타임을 갖고 일을 시작한 기억이 있는데, 여기서 일하다 보니 커피보다는 차 마시는 시간에 더 익숙해졌다.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무조건 쉬는 건 아니고, 정말 일이 바쁠 때는 차를 마시면서 업무를 검토한다. 하지만 조금 여유로운 날에는 차를 마시면서 다른 직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실롱에 처음으로 온 인턴으로서 이곳의 문화나 생활에 관한 질문을 내가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된다. 이러한 대화에서 알게 된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을 공유하자면, 메갈라야주와 실롱은 인도에서 보기 힘든 모계 중심 사회이다. 그래서 살롱에서 결혼해서 자식이 생기면, 어머니의 성을 자식이 물려받는다. 또한 유산을 남길 때에는 집안의 가장 젊은 여성, 즉 막내딸에게 모든 재산을 남겨주는데, 동시에 막내딸은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부양해야 할 의무도 갖게 된다. 오빠나 동생이 있다면 그들 역시도 일정 부분 여력이 된다면 챙겨주는 것이 전통이란다. 즉, 우리나라에서 장남이나 장녀가 하는 역할을 이곳에서는 막내딸이 하는 것이다. 막내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는 문화는 메갈라야에서 딸을 선호하는, 여아 선호 사상이 정착되게 된 이유라고 한다. 딸이 있어야 자신의 집안의 재산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기에, 딸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아이를 많이 낳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들이 재산을 주로 물려받거나 아들과 딸이 나눠서 유산을 받는, 한 때 남아 선호 사상이 강헀던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딸에 대한 선호나 모계 중심 문화가 확실히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재산을 물려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지 여성이 무조건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재산을 물려받은 막내딸은 부모님 부양 의무가 있기 때문에 더 큰 도시로 가서 공부하는 것이나 취업을 하는 것이 어렵다. 즉, 자기 삶에 제약이 생긴다. 집이나 땅이 모두 여성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그것을 사고파는 것에 대한 부분은 여전히 남성의 목소리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또 이러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곳이 진짜로 모계 중심의 사회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결혼하면 남성 가족의 호적에 들어가고, 주로 남자의 성을 자식이 따른다고 이야기하니, 각 집안의 막내딸로만 구성된 우리 팀 현지 직원들이 모두 놀랐다. 확실히 문화 차이가 있기는 있다. 이러한 모계 중심 문화에 같은 부족끼리만 결혼을 장려하는 문화까지 합쳐져서, 부서 사무실에 있던 남자 직원은 자기 연애 및 결혼 상대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인도 본토와 다르게 이곳, 특히 실롱은, 여성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도시이다. 인도 본토에서는 여성들이 스캔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적어도 실롱에서는 미니스커트를 여성이 입고 다녀도 크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물론, 메갈라야도 실롱이나 투라(Tura)와 같은 대도시에서 멀어져서 시골로 가면 더 보수적이어서 미니스커트를 입기 힘들 수도 있다고는 한다. 그래도 내가 여기 와서 느낀 점도 그렇고 친구들의 이야기도 고려하면, 인도 여행이 처음이라면 오히려 실롱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도의 느낌이 있지만, 정말 새벽 밤길만 조심하면 전반적으로 안전하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이곳을 사랑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신의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기에 관광객들이나 방문객이 실롱에서 최상의 경험을 하고 가기를 바란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인도를 방문해 보고 싶은데 기존의 유튜버들이나 블로그 후기들로 겁이 난다면, 실롱 방문을 추천한다.
아, 음식은 그 자부심에서 예외였다. 물론, 맛집들이 현지인들 사이에 있기는 하지만, 외부 음식 (서양식, 한식, 중식 등)이 이곳으로 오면 항상 열화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근데 오히려 외부 음식이 아니라 현지 음식을 먹다 보면, 생각보다 맛이 있어서 잠깐 여행할 때는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곳의 맛집들은 따로 다른 장에서 소개할 계획이다.
차 마시는 시간을 통해서 그냥 수다를 떠는 것 같지만, 나에게는 항상 새로운 문화를, 이곳 사람들이 나와 어떻게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배울 중요한 기회이다. 매일 현장에 나가서 현지 주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이렇게 현지 직원들과라도 이야기하다 보면, 이곳 사회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그를 통해서 이곳에 더 잘 맞는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기획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내가 하는 업무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한 교육 관련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더욱이 현지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차 마시는 시간이 정리되면, 다시 업무 시간 시작이다. 이때부터 점심시간까지가 길지 않기 때문에 주로 보고서 및 자료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오후 12시 반쯤이 되면 현지 직원들이 점심을 같이 먹으러 갈지를 물어본다. 물론 현지 직원 중에서는 점심 도시락을 집에서 가지고 오는 직원들도 있어서, 종종 인턴끼리 나가서 먹기도 한다. 점심 식사 메뉴는 거의 고정되어 있다. 정부 청사 별관과 JICA 빌딩이 모두 위치한 라슈미르 (Lachumiere) 지역에는 공무원들이 간단하게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이 즐비하다. 우리로 치면 김밥천국에서 백반집의 중간 정도에 있는 가게들인데, 100-150루피 (약 1,600원~2300원)이면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이 가게들은 현지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 로컬 음식 (특히 카시족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다. 공무원이 주요 소비층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도 와서 먹을 수 있다. 주로 공무원들이 오후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제일 붐비기 때문에 그때를 피해서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어떤 집들은 Tea Stall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고, 어떤 집들은 아예 간판 자체가 없다. 구글 지도에는 당연히 나오지 않는다. 정부 청사 별관 직원들이 사랑하는 식당은 B. Dympep Tea Stall No. 3이라는 식당인데, 구글 지도상에는 Garo Kapa Stall이라는 가게 하나와 Meghalaya Secretariat Parking이라는 주차장이 나오는데 그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다. (아래의 지도상에서 주차장 오른쪽 대로가 아니라, 왼쪽의 골목길에 있다) 이 집의 특징은 많은 밥양과 다양한 메뉴 선택지인데, 가게 들어가면 맞아주는 사람도, 안내하는 사람도 없다. 가방만 자리에 두고, 안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주방이 나오는데, 주방에 당일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모두 진열되어 있다. 거기에서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지목하거나 말하면, 밥이 담긴 접시에 올려주신다.
우리에게 익숙한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바탕으로 한 메뉴도 있고, 감자를 이용한 튀김도 있고, 나는 잘 먹지 못하지만, 현지 방식으로 무친 샐러드도 있다. 자유롭게 선택해도, 고기 메뉴가 하나라면 주로 150루피 이내로 식사할 수 있다. 나는 주로 100루피에서 110루피 선에서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반찬이 담긴 접시들의 옆을 보면, 빨간 통이 있는데 그곳에는 케이크나 빵 같은 간식거리가 담겨있다. 이 빨간 통에 우리가 잘 아는 감자 사모사 (Samosa)가 담겨있다. 여담이지만, 나는 중국이나 한국에서 먹는 것과 같이 밥반찬으로서 사모사를 주문해서 먹는다. 그래서 접시에 밥과 사모사를 담아서 나가면 현지 직원들이 괴이한 식습관이라면서 기겁한다. 간식거리를 왜 밥반찬으로 먹냐며. 우리로 치면 초코파이를 밥과 함께 먹는 것처럼 보이나 보다. 사실 개인적으로 사모사를 정말 좋아해서 찾아서 먹을 정도라서, 직원들에게 몇 번을 나의 선택에 관해서 설명해야 했다. 이렇게 밥을 다 먹으면, 차를 내어주는데, 식당에 따라서 10루피를 추가로 받을 수도 있다.
JICA 건물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정부 청사 별관에 있는 저 식당은 가기에 조금 멀다. 그래서 건물에서 가까운 식당에 가는데, 그래도 라슈미르 지역에서 가장 청결한 식당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턴들이 처음 왔을 때 주로 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구글 지도 위에서는 Directorate of Economics & Statics를 찍고서 걸어가다 보면 아래 사진의 그림이 가득한 식당이 나온다. 식당에 따로 이름이 있지는 않지만, 식당에 들어가면 왼쪽에 음식 진열장이 있다. 여기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반찬을 지목하면 밥 위에 얹어서 그릇을 내주신다. 그릇을 받을 때 반드시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봐야 한다. 직원분들이 영어를 잘하시지 않기 때문에 다 먹고 나서 가격을 묻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손님이 많아서 내가 시킨 메뉴를 다 기억하지 못하신다) 이곳에서도 선택한 반찬의 숫자와 종류에 따라서 주로 100루피에서 200루피 사이에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기반찬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가파르게 오른다. 그렇지만 고기반찬 하나 정도면 100루피에서 120루피 선에서 먹을 수 있다.
물론 이 두 식당 말고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은 날들도 있지만, 지금까지 먹은 식사 중에서 저 두 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생활하면서 저곳 음식을 먹고 탈이 난 적은 없다. 아 그리고 이곳에서는 흰쌀밥을 그대로 먹기보다는 무엇인가 밥 위에 소스 같은 것을 뿌려서 먹는 것이 더 선호되는 방식인데, 만약 어떠한 소스도 눈길을 끌지 못하면 달 (Dal), 즉 렌틸콩 수프를 뿌려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가 아는 카레 맛에 그나마 가깝고 (멀기는 여전히 멀다), 무엇보다 맛있다.
점심시간은 주로 길어야, 한 시간이지만, 현지 직원들 말로는 때에 따라서 두세 시간으로 더 길어지기도, 훨씬 짧아지기도 한단다. 정해진 시간은 없고 각자 팀의 상황에 맞추어서 먹으러 나간다. 이렇게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 오후 업무시간이다. 내가 하는 업무가 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기획과 관련된 일들이 많아서 주로 전략을 구상하고,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오히려 디자인을 만드는 일은 우리 부서에 전속 그래픽 디자이너가 있기 때문에, 나도 디자인 업무를 직접 볼 수는 있지만, 지금은 큰 그림만 그려서 전달해 준다. 제출한 기획안 중에서 국장님이나 팀장님 승인된 기획안에 대해서는 세부 실행 안을 작성하는데, 나는 여름 인턴이라서 내가 기획안 프로그램들의 끝을 완벽하게 보지는 못하는 점이 참 아쉽다. 내가 떠나도 프로그램이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실행 안을 작성하고 가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 (내가 떠난 이후에는 전담팀이 생겨서 내 업무를 관리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후 업무시간에 가장 많은 일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나도 집중력을 높여서 일을 하다 보면 벌써 시계가 4시 반 정도를 가리킨다. 이때 2차 차 마시는 시간이 시작되는데, 정부 청사 별관에서 일할 때는 직원들과 밖으로 나가서 Tea Stall 중 한 곳에서 티와 간식을 먹는다. 이때도 나는 사모사를 먹는다 – 진짜 사모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별관 사무실 직원들은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조금 일찍 3시쯤에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 JICA 건물에서 일할 때는 총무팀에서 다시 한번 차와 쿠키를 가져다주신다. 차를 마시면서 또다시 가벼운 이야기를 직원들과 나눈다.
이때 나눈 이야기 중 하나는 한국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의 상사 중 한 명은 조금 외진 곳에 거주하는데, 그로 인해서 집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미리 도심에 있을 때 드라마나 영화를 받아 놓았다가 집에 가서 정주행 한다고 했다. 시골집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지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곳에서는 특이한 이야기는 아니다. 자연스럽게 지금 보는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폭싹 속았어요”가 당연히 인기가 많았다. 드라마를 본 현지 인턴 친구는 수업 시간에 보다가 울었다고… 넷플릭스가 도입되기 전에는 불법이지만 CD 복제 해적판으로 한국 드라마를 봤을 정도로 이곳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한다. 한 직원은 자신의 딸이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배워서 종종 자기한테 쓴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사랑의 불시착,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도깨비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부터 엽기적인 그녀나 꽃보다 남자 같은 우리에게는 고전적인 드라마 및 영화들까지 직원들이 봤던 우리나라 드라마의 폭이 정말 넓었다. 현지 직원들과 마치 한국인들과 이야기하듯이 한국 드라마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때면, 우리나라의 문화적 영향력이 어디까지 왔는지 느껴진다. 내가 처음 해외를 나왔을 때 우리 문화를 싸이의 강남스타일만 알던 때와 비교하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짧은 휴식과 수다 이후,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후 5시가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이기 때문에 인턴들도 자연스럽게 그 시간에 퇴근한다. 이렇게 적고 나니,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데, 실제로도 내가 일했던 다른 곳들에 비해서는 적게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면 또 정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오히려 짧은 시간이 업무 시간 동안에는 내가 완전히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 적은 거의 없었다.
이렇게 퇴근을 오후 5시에 하는 날이 대다수이지만, 바쁘신 개발 국장님과 회의가 저녁에 잡히거나 회의가 밀리면 훨씬 늦게 퇴근할 수도 있다. 나 역시도 오후 8시를 넘겨서 회의를 마치고 퇴근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때는 밤 길이 이미 어두워서 걸어서 퇴근하기에는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서 오토바이 택시를 불러서 퇴근했다. 하지만 다른 날들은 오후 5시에 퇴근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현장을 나가는 날 제외하고는 주말 출근은 없기에 주말은 더더욱이 자유롭다. 이 자유시간에 내가 하는 일들은 앞으로 더 설명하고자 한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관련된 사진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업무에 관련된 사진은 아직 업로드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에도 공식적으로 공개가 될 정도로 준비가 되면 에필로그나 다른 글을 통해서 따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글에는 오히려 음식 사진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모두 맛집이지만, 현지인들이 주로 식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엄청난 친절이나 서비스를 기대하고 가기보다는 현지인들이 어떠한 식사를 하는지 경험하시러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