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마음

by 최희순

"그때 그렇게 하지 말 것을... 이제와 후회되고 미안하더구나"

어느덧 80세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지난날들이 후회가 될 때가 있다는 엄마의 말씀에 그 고된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 여기 우리가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자식들이 각자의 삶에 바빠서 홀로 계신 엄마에게 소홀하기도 하고 편한 마음에 짜증도 내고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 되려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이만큼 잘 살고 있는 것은 모두 다 엄마 덕분이라고 꼭 전하고 싶었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자식을 위하는 마음과 같을까.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섭섭하기도 하고 작은 일들도 잘 잊히지 않는데 그 힘들었던 날들이 엄마의 뼈마디마다 아로새겨졌다면 이제 편해졌다고 돌아보지 않을 수 없으리라.


'내 인생을 책으로 내면 몇 권이 될 거다'는 말과는 달리 아직도 배우지 못한 한이 남아 받침을 틀릴까 봐 염려되어 그 흔한 청첩장의 이름도 당신 손으로 쓰지 않으려 하신다.

당차고 바른 아이였던 엄마의 어린 시절과 거칠었던 젊은 날의 기억들을 조금씩 덜어내어 내 손으로 옮겨 적어드리고 싶어서 무턱대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문과도 아니고 글을 써서 상을 받은 것은 초등학교 때 우연히 딱 한 번뿐이다. 나의 글솜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마음을 옮겨 적는 일이 쉽지 않아도 오랜 시간 생각했던 일이기에 큰 호흡으로 가슴을 부풀려 작은 나를 키워 본다. 하찮은 작은 발돋움으로 우물 안에서 뛰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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