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그리고 이야기
이른 봄
나무 위에 핀 연꽃
그대와 두 손 꼭 잡고 거니는
밤길까지도
환히 밝히는 순백의 등
목련/ 서윤덕
연꽃은 진흙에서 피어나
더러운 나의 눈을 씻어주고
귀를 씻어주고
아련한 향기 속에 사라진다
스스로 하염없이
쏟아져 진흙이 된다.
연꽃/ 나호열
목련꽃이 피었다. 지난 명절날 가족이 모였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지나 던 길에 연꽃이 피고 지는 카페에 들렀었다. 연꽃이 피기 전, 봄이 아직 멀었기에 카페의 정원은 예전과 다르게 삭막해 보였다.
큰언니가 정원 한가운데 항아리에 쓰인 시를 보더니 읽으시며 찍어서 보내 주라 했었다. 사진 찍는 내내 햇볕이 등 뒤에서 내리쬐어 따뜻했다. 곧 봄이 오려나 생각했다.
그리고 봄은 오고 목련꽃이 피었다. 목련이 피기 전에, 피려 할 때, 조금 피었을 때, 만개했을 때 사진에 담곤 했다.
어느 순간 시를 읽고 있던 큰언니가 생각났다. 카메라 앨범 속에서 간직되어 있던 시를 찾아 올려보았다. 큰언니가 다시 이 시를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같이 공감한다는 것이 좋다.
시인은 목련꽃을 나무 위에 핀 연꽃으로 표현했다. 그러고 보니 많이 닮았다. 나도 큰언니와 많이 닮았다고 놀리시는 형부가 계시기에, 이 시가 반갑다.
목련꽃이 만개했다. 어느 시집에서 시인은 중량감 때문에 목련 꽃은 무겁게 떨어진다고 했다. 어느 날 '쿵'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면, 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시인은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라고도 했다.
봄꽃이 지기 전에 꽃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큰언니와 다음 시는 어떤 시를 읽게 될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