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째 주
6월 25일
항정신성 약을 끊기로 한 이상 보조 요법에 총력을 다 하려고 타트체리 주스를 저녁 후식으로 마셨다. 주스 탓은 아닌 것 같고 6시 넘어 초저녁부터 졸리는 증상이 너무 심했다. 나는 확실히 불면증보다는 수면위상증후군과의 수면장애가 맞는 것 같다. 잠이 안 오기도 하지만 아예 못 자는 것이 아니라 시차가 맞지 않는 경우가 더 크다. 물론 초저녁잠은 식후에 누워있는 버릇과 나이 탓에 수면이 초저녁에 집중적으로 몰려오는 탓으로 돌려본다. 졸음이 쏟아져도 저녁을 위해 자지 않고 버티며 스트레칭도 하고 책도 읽고 활동을 했다.
10시부터 마그네슘과 칼슘을 먹고 11시가 가까워지자 바로 수면환경을 조성하고 누워 오늘 유튜브에서 봤던 걸음호흡법을 따라 했다. 5.5 호흡법이라고도 하는데 5초 동안 들숨 5초 동안 날숨을 복식호흡으로 하며 생각을 비우는 행동이다. 이를 보조하는 어플도 있어서 5초씩 시간도 맞출 수 있고 20분 정도로 시간을 설정해 두면 그 시간 동안 복식 호흡을 하는 중 스르르 잠드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나는 어플을 찾지 못해 우선 오늘은 속으로 시간을 세며 복식호흡을 했다.
이 방법의 효과인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바로 들었나 보다. 새벽에 살짝 깼는데 조금 뒤척이다가 얕게 잠들어 꿈인지 충분히 인지되는 꿈을 꾸는 상태로 잠이 들었다. 얕은 잠이라 알람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기상해 몸이 묵직한 기분이다.
호흡법의 덕을 본 것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오늘 저녁에도 부지런히 해 볼 작정이다. 나 같은 경우는 어플을 쓰면 어플의 시간 알림 소리에 집착하다 더 각성이 될 것 같아서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며 하려고 한다.
6월 26일
어제 새벽에 깬 이력과 알람보다 한 시간 일찍 기상한 덕에 매우 피곤해서 약을 먹지 않고도 잠이 들었다. 마지막 시간 확인이 12시 2분 정도였으니 새벽 1시경 잠이 든 것 같다.
나만의 입면 당기기 비법 4 단계(타트체리주스+칼슘+마그네슘+걸음호흡법)를 실행했는데 내 가장 큰 문제점은 뭐니 뭐니 해도 뇌 쉬지 않기와 휴대폰이 가장 큰 거 같아서 휴대폰을 최대한 멀리 두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이지만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지 못하는 내 성격상 걸음호흡법이 약간 도움이 되는 것도 같다. 들숨에 배를 부풀리고 날숨에 집어넣기가 익숙하지 않아 신경을 쓰다 보니 다른 생각이 잘 들지 않았고 자려면 이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뇌의 각성을 강하게 거부하며 복식호흡에 집중했다. 복근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는데 복식호흡이 복근에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다 운동한다 생각하며 저녁마다 해보려 한다.
6월 28일
몸이 피곤하면 저절로 잠이 오는 것이 역시 진리인 것인가. 나는 너무 내 몸을 정적으로 움직였나 보다. 어제 출근시간부터 집을 나선 후 버스를 세 시간 타고 서울에 도착해 백화점을 오랫동안 구경하고 여기저기 또 돌아다니고 다시 세 시간 버스를 타고 저녁 12시에 돌아오니 씻자마자 기절을 했다. 일행의 전자시계를 보니 약 13,000걸음을 걸었다고 한다.
크로스 핏을 했을 때도 이렇게 기절하듯 자는 날이 많았다. 물론 오늘 같은 경우는 며칠 동안 약을 먹지 않고 잠을 자서 짧았던 수면 시간으로 피로가 누적된 탓도 있지만 그동안 내 하루 루틴이 비교적 단순하기는 하다.
일단 나는 아침 기상 후 출근 준비를 하고 차로 약 3분 거리의 직장으로 출근을 한다. 이후 줄 곳 앉아있다시피 3시간 30분가량 근무를 한 후 직장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근처를 약 10분간 천천히 산책을 한다. 이후 다시 네 시간 정도의 근무 후 역시 차로 3분 거리의 집으로 퇴근을 한다. 집에 오자마자 잠옷으로 갈아입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저녁식사를 한 후 다시 누워서 핸드폰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통화를 하는 것이 나의 하루 루틴이다.
운동은 주중 2회 약 한 시간 정도 발레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전부이다.
주말에도 이틀 중 주로 하루만 약속을 잡는 경우가 많다. 약속이 없는 날은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하기는 하지만 이 역시 혼자 사는 가정이다 보니 할 일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는 것을 선호해 로봇 청소기 등 기계를 적극 활용한다.
약속이 있는 날 역시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약속은 거의 없다. 주로 차로 이동해 맛집과 카페를 가거나 친구의 집으로 가서 수다를 하는 일정이 많아서 운동성이 많이 떨어지는 삶이긴 하다.
혼자라도 근처의 호수공원을 산책하면 좋겠지만 어쩐지 나는 혼자 하는 산책은 노역처럼 지겨울 뿐이다. 둘이나 여럿이서 하는 산책은 수다를 곁들이며 한 시간 두 시간도 거뜬히 걸을 수 있지만 혼자 하는 산책은 그렇게 오래 하지 못하고 지루함을 느낀다. 통화를 하며 걸으면 혼자 하는 느낌이 덜 들어서 할 수는 있겠지만 짧게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만 매주 고정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할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런 구독형 서비스가 있으면 꽤 수요가 있을 것 같지만 범죄 악용이 되기 쉽겠지? 우리나라 계절 특성상 저녁에 걷기 좋은 날씨가 그리 많지 않은데 하루라도 부지런히 호수공원을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