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운동-4

지옥의 계단 아니고 천국의 계단?

by 신나


천국의 계단 도전을 위해 벼르고 왔다!


가벼운 접촉 사고로 인해 며칠 운동을 쉬었다. 몸은 멀쩡했지만 원래 교통사고는 며칠 뒤 뒤늦게 아플 가능성도 있기에 근육통과 헷갈리지 않도록 푹 쉬었다. PT 수업도 쉬었다. 어느덧 두 달이 넘게 운동을 해오던 터라 며칠 쉬니 혈액 순환이 안 되는 것처럼 왼쪽 종아리가 저린 것 같기도 했고 운동이 가고 싶어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물론 이것은 내가 평소 걷는 운동량이 현저히 적기 때문에 건강염려증에서 오는 현상일 것이다.

유산소 운동 보다 근력 운동을 먼저 하는 것이 좋다는 선생님 말에 오늘부터는 순서를 그렇게 진행했다. 복근운동을 위해 레그 레이즈를 했는데 이상하게 집에서 이불 위에서 누워서 할 때보다 더 허리가 뜨고 복근에 자극이 덜 오는 것 같았다. 몇 개 더 해봐도 변함이 없길래 괜한 허리 부상이 걱정돼서 바로 윗몸일으키기로 바꿔서 진행했다. 20개씩 세 세트를 한 후 스쿼트 시작! 스쿼트는 케틀벨 4kg를 들고 진행했다. 집에서는 2kg 아령만 있어서 4kg로 늘려서 처음으로 혼자 해보는 것이다. 무게가 늘어서 그런 것인지 내가 잘 못하는 것인지 앞 허벅지가 아팠지만 엉덩이에도 자극이 가도록 신경 쓰며 15개 세 세트를 무리 없이 진행했다. 이제 나는 15개는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뿌듯함에 바로 아령 2kg를 들고 팔 운동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기분 탓인지 집에 있는 2kg 아령보다 헬스장의 2kg 아령이 더 가볍게 느껴졌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물론 그렇게 느꼈다고 팔 운동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부들부들 떨며 억지로 15개 세 세트를 채웠다. 다음으로 그나마 내가 할 줄 아는 운동이란 이유로 이제는 호감도가 많이 하락했음에도 선택받은 시티드 로우. 시티드 로우와 렛플다운을 연속으로 10kg 15개씩 세 세트로 진행해 나름 상체 자극을 준 후 잠깐 휴식을 취하고 유산소로 돌입했다.

사실 오늘은 천국의 계단을 처음으로 도전해 보기로 벼르고 온 날이다.

천국의 계단은 십 여대의 러닝 머신과 다르게 딱 두 대만 보유하고 있어 늘 인기가 많은 기구이다. 버튼을 누르면 마치 에스켈레이터처럼 계단이 반복해서 나오는 기구로 러닝머신이 평지 걷기용이라면 천국의 계단은 계단 오르기용 머신이다. 초보자가 하기에 힘들 것이라 예상했고 트레이너샘도 “회원님은 힘드셔서 못 하실걸요?”라고 했던 것만큼 과연 시작하자마자 스쿼트를 하는 강도와 비슷하게 앞 허벅지가 아파왔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왜 뭐든 앞 허벅지로 통증이 오는지 모르겠다. 내 몸에서 그나마 근육이란 것이 가장 많이 붙어있는 부위인지 항상 먼저 고통받는다. 처음 해보면 조작법도 잘 모르고 당황해서 다칠 것 같아 일전에 트레이너샘께 따로 사용법을 배워두었는데 안 그랬으면 큰일 날뻔했다. 60 계단을 올랐을 때 한계가 와서 손잡이에 있는 stop버튼을 눌렀지만 멈춰지지 않았다. 연속으로 눌러보기도 하고 길게 눌러보기도 하고 짧게 눌러보기도 했는데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 가까이에 트레이너샘이 있다면 부를 생각으로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없었다. 센서가 인식이 느릴 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차분히 눌러봐도 소용이 없었다. 허벅지는 아파오고 어느새 75 계단을 넘어서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어 꾹 눌렀을 때 비로소 계단이 멈췄다.

어휴, 진짜 제대로 놀랬다. 그리고 너무 힘든 유산소였다. 러닝머신은 그래도 20-30분은 하겠는데 이것은 10분은커녕 5분을 넘길 수 없었다. 하지만 뭐든 쉬운 것보다 어려운 것이 효과가 있는 법! 아마도 천국의 계단이 훨씬 효과는 좋을 것 같지만 다음 날 운전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당분간은 쉽게 재도전하지 못할 것 같고 훗날 시시때때로 도전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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