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 스쿼트 데뷔 무대
바쁜 일이 있어 개인 운동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PT 수업일이 되었다.
첫 시작은 요즘 일취월장(남들이 들으면 비웃겠지만)한 스쿼트였다.
이젠 당연히 케틀벨이나 덤벨이 아닌 바를 머리 뒤 목 위에 얹고 하는 것으로 진행한다.
빈 바로 두 세트를 한 뒤 마지막 세트는 처음으로 바에 무게를 추가해 시도했다.
앉은 채 일어나지 못하고 뒤로 넘어질 것 같아 무서웠고 무게는 무거웠지만 개수를 줄이고 선생님이 봉을 살짝 잡아주어 나름 10개를 채우고 끝냈다. 선생님은 드디어 내가 중량을 했다고, 옆 트레이너 선생님에게 자랑 아닌 자랑까지 했는데 사실 처음으로 한 것은 아니지 않나? 무려 맛보기 PT 수업 첫 시간 첫 운동으로 나에게 이것을 시키지 않았냐 말이다. 그날 무게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초보자에게 맨몸 스쿼트도 아니고 아령이나 케틀벨도 아닌 바를 들고 하는 스쿼트를 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로 그날의 공포와 충격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뒤로 넘어가서 못 일어날 것 같던 위기감에 처음 본 선생님이 내 갈비뼈 아래 몸통을 양손으로 확 잡아도 놀라지 않았던 그날.
그날 이후 무려 두 달 반이 지나서야 나는 중량을 추가해 스쿼트를 할 수 있었다.
감격할 시간도 주지 않고 바로 힙 어브덕션 기구로 나를 끌고 갔지만 어쨌든 나름 역사적인 날이다. 힙 어브덕션은 엉덩이 옆을 자극하는 운동이고 이미 여러 번 해본 운동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이 운동 역시 엉덩이 옆쪽은 약 20% 나머지 80%는 엉덩이 중앙과 아래부터 허벅지 쪽으로 자극이 오는 것 같다. 아예 안 오는 것은 아니라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면 엉덩이 옆쪽이라고 하긴 했는데 아직도 엉덩이 근육 사용법을 완전히 익힌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엉덩이 근육이 사라지는 것을 엉덩이 기억 상실증이라고 명명하던데 나는 온몸 기억 상실증 아닌가 싶다. 바로 복근운동 존으로 출발~요즘 이상하게 복근 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 자극은 잘 안 오고 어쩌다 자극이 오면 두 번만 해도 미치게 힘들어져서 나도 모르게 멈추게 된다. 복근운동도 권태기인가?(제대로 한 적도 없는데 권태기라니..) 복근 운동은 할 때마다 변형해서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데 오늘 동작도 처음 해 본 동작이었다. 그런데 이제까지 한 복근 운동 중 내 생각에 가장 강도가 센 느낌이었다. 다리를 내리고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 상체를 일으키며 팔은 엉덩이 옆으로 보내고 동시에 레그 레이즈를 시행하는데 다리를 매우 높이 몸에 가깝게 올려야 했다. 한 번만으로 배가 찢어질 것 같고 상체를 들어 올리느라 목에 힘이 들어가서 목도 아팠다. 목이 아프다는 나의 호소에 수건을 가지고 와서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진행했는데 그래도 목이 아프다. 심지어 목 뒤도 아닌 옆이 아프다. 나는 도대체 동작을 어떻게 수행한 것인가. 선생님이 봐주셨으니 아주 엉터리로 하진 않았을 텐데 항상 엉뚱한 부위가 아픈 것 같다. 그렇게 고통으로 몸부림치다 억지로 억지로 세트만 채우고 복근운동은 끝이 났다. 복근 운동이 끝나고 일어날 기운도 없는 내 몸을 선생님은 강제로 일으켜 세워 팔뚝 살을 타파하러 갔다. 오늘은 아령을 이용한 운동과 이전에 한 적이 있는 밧줄을 양쪽으로 잡고 하는 운동을 했다. 아령 운동은 다양한 방법을 많이 배운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2kg 아령을 들고 팔을 위로 뻗은 후 반대 손으로 팔 아래를 밀 듯이 고정하며 뒤쪽으로 내렸다 다시 올리는, 일전에 배운 운동이었는데 팔꿈치 위쪽 팔 상완의 안쪽이 자극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자꾸 전완근이 아파왔다. 내 의견에 반대 손으로 팔이 아닌 팔꿈치를 고정시키라고 했고, 그러자 전완근은 안 아팠지만 이번엔 상완 팔 바깥쪽이 아파왔다. 다시 의견을 말하자 팔을 뒤가 아닌 살짝 옆으로 돌려서 뒤로 내려보라고 했다. 이번엔 원하는 부위가 제대로 아팠다. 이렇게 바로바로 피드백과 수정이 되어야 운동 효과가 나니 도대체 언제 독립할 수 있는가.
밧줄을 잡고 하는 동작은 밧줄을 앞쪽에 두고 팔을 옆구리에 딱 붙인 채 밧줄을 아래로 당겨오는 동작이었는데 선생님이 뒤에서 잡아주시면서 정확히 쓰이고 있다고 뿌듯해하며 말해줬다. 음.. 그런데 나는 별로 아프지도 자극이 오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안 아프면 효과를 의심하는 버릇부터 생긴 듯하다. 왠지 팔이 또 펌핑이 될 것 같은데... 내가 원하는 인형 같은 팔은 그저 유산소로 살을 쫙 빼는 방법 밖에 없는가..? 운동을 하고 집에 온 후에도 정확히 쓰이고 있다던 팔은 아프지 않았고 처음으로 무게까지 더 한 스쿼트를 해낸 허벅지도 아프지 않았다. 이것은 정말 나의 영원한 숙제다. 아니 선생님의 숙제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을 위해 1:1 관리를 받고 있는데? 정말 아파야만 운동이 된 것인가? 안 아파도 효과가 나오는 것인가? 내 몸을 관찰해 숙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내 몸은 전혀 변화가 없으니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