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18

그때는 됐고 오늘은 안 된다..

by 신나

그때는 됐고 오늘은 안 된다..

오늘은 안 되는 운동들의 총집합으로 헛된 몸짓만 남긴 날이자,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땀을 많이 흘린 날이다. 나는 원래 땀이 거의 나지 않는 체질이다. 7월을 이 틀 남긴 현재도 긴 팔만 입고 있으며 아직까지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조차 가동하지 않았다. 그런 내 몸에서 오늘은 가슴에 한 줄기 땀이 흐르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오늘의 첫 운동은 애증의 레그컬! 아니 애증도 아닌 그냥 난관의 레그컬이다.

레그컬은 이상하게 선생님이 옆에서 봐주시며 운동을 할 때도 힘은 드는데 햄스트링 자극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엉뚱한 곳만 아픈 짜증스러운 운동이다. 심지어 오늘은 아픈 부위도 정강이였다. 무게도 이전에 했을 때와 달리 다시 내려간 5kg이었고 나름 골반이 의자에서 뜨지 않도록 눌러가며 했는데도 햄스트링에 전혀! 그 어떤 자극도, 느낌도 없었다. 평상시 아프던 앞 허벅지도 아프지 않았다. 무게는 느껴지는 데 몸 어디서도 자극은 없는 희한한 경험이었다. 횟수를 늘려가니 그나마 무릎 아래 정강이가 그것도 오른쪽만 아팠다. 거기가 아프다는 내 말에 선생님도 살짝 허탈하게 엉뚱한 곳만 아프냐고 할 정도.. 실패한 운동으로 시간과 체력만 낭비만 된 것 같다.

다음은 중량 스쿼트! 지난번 중량 스쿼트 데뷔라며 호들갑을 떨던 때와 달리 무릎은 자꾸만 모이고 덜 나오고 엉덩이만 뒤로 빠지고 일어날 때도 몸을 자꾸만 뒤로 빼면서 일어나게 되었다. 이것은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그런 것 아닐까? 싶지만 한 번 중량을 시작했으니 쉬어가게 되더라도 끝까지 했다. 나름 요즘 스쿼트 자신감이 0.5프로 붙은지라 엉망진창의 자세로 한 오늘의 스쿼트가 맘에 들지 않았다. 분명 그때는 잘 됐는데 오늘은 아니다. 머릿속에서는 집에 가서 2kg 아령으로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하지는 않았고.

다음은 오늘 처음으로 한 운동인 스미스 벤치 프레스였다. 내가 헬스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짧고 굵은 아저씨들이 으아악 소리를 내며 이 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 운동은 오늘 처음 해보는 거다. 벤치에 누워 팔로 바를 잡고 가슴까지 내렸다 올렸다를 반복하는 운동이다. 흔히 부유방이라 부르는 가슴 윗부분에 자극이 오는 운동인데 선생님은 나 같은 경우 현재 그것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 따라서 팔이 더 아플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회원님은 가슴 근육을 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이면서.

하지만 가슴 근육을 못 쓰는 내게도 자극이 살짝 오기는 했다. 이 운동은 바를 내렸을 때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를 잡을 때부터 손목을 미리 꺾어서 잡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잘 잡으려 거듭 잡다 보니 손바닥이 아프고 그새 엄지 손가락 쪽 손바닥에 멍이 들었다. 그래도 엉망진창인 오늘의 운동 중 비교적 제대로 된 운동인가 싶어 기분은 좀 나아졌다. 마지막 운동은 일 전에 해 본 적이 있는 숄더 프레스였다. 가슴 운동 기구를 반대로 앉아 등받이에 이마를 대고 가슴은 펴고 양손의 바를 잡아 위로 드는 운동인데 팔 상완 바깥쪽에 자극이 많이 온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수업을 끝낼 수 있어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었지만 벌써 스무 번째 수업이 다가오는 마당에 기본적인 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 자신과 못하는 내가 자극을 잘 느끼도록 수업을 재구성해 오지도 않는 트레이너도 다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이전 21화PT day-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