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19

레그 프레스 파업 선언!_하루만 제 몸으로 살아보세요.

by 신나


레그 프레스 파업 선언!


현시점에서 스쿼트보다 더 싫다고 확신할 수 있는 런지로 운동이 시작되었다.

런지는 당연히 허벅지도 자극이 오는 운동이지만 선생님의 의도는 엉덩이 자극이었는데 나는 이 역시 지지하는 쪽 앞 허벅지도 아닌 얹어놓은 뒤쪽 다리의 허벅지만 그것도 앞부분만 심하게 아파서 가뜩이나 하체 비만 탈출이 목표인 나를 더 화나게 만드는 운동이다. 물론 나는 다른 운동들도 여전히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래도 스쿼트를 하면 안쪽 허벅지도 아파서 내가 신경 쓰이는 부위에 운동이 되는 느낌이라 화가 덜 난다면 레그컬과 런지는 원하는 부위에 별로 자극도 없으면서 가장 원하지 않는 부위가 아프니 미칠 노릇이다. 하기도 싫고 오히려 손해만 보는 느낌을 넘어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다. 한 발로 중심을 잡아야 하니 자꾸 넘어지려고 해서 다칠까 걱정되어 더 몸을 사리게 되는 운동이기도 하다. PT 20회가 무색하게 초보의 자세로 엉성하게 런지를 끝내고 트레이너샘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공포의 레그 프레스. 런지로 다운된 기분과 힘듦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무섭고 내 체감 상 초등 저학년 학생 한 명의 몸무게 급의 무게인 레그 프레스라니. 그리하여 급기야 곪아왔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도대체 레그 프레스의 기구 무게는 몇 kg일까?? 중량을 전혀 추가하지 않은 프레스 자체의 무게도 30kg은 되지 않을까? 눕자마자 이것은 너무 무겁다고 공포에 떠는 내 다리는 강제로 발판에 올려지게 되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숨 막히는 프레스는 내려왔다. 나는 당연히 제대로 무릎을 굽히지도 못했고 선생님은 “더 내려요 더”를 외쳐댔고 더 내렸다가는 내 다리가 뭉개져 압사될 것 같은 무게에 나는 “무거워요”를 거듭 외쳤다. 물론 이런 내가 엄살로 보일 것은 나도 안다. 나는 진심으로 세상 사람들이 내 몸으로 하루만 좀 살아봤으면 좋겠다. 이것은 연약한 척하는 공주병이 아니라 내 몸엔 정말로 힘이 너무 없고 힘이 없는 것은 살면서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다들 알았으면 좋겠다. 내리라는 강압과 무겁다는 울분이 헬스장에 울려 퍼지기를 두어 번 반복하다 그동안 쌓여온 감정과 이런 강제적인 상황이 너무 화가 난 나는 레버를 돌려 기구를 멈췄다. “저 오늘 이거 안 할래요. 이거 못해요” 라며 파업을 선언하는 내게 선생님은 내 말은 들을 생각조차 없다는 듯 바로 안 된다고 했고 나는 수준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따지고 선생님은 내 수준에 맞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못 한다고 버텼고 결국 선생님은 기구의 어딘가를 조작해 무게를 조금 낮춰주며 기어코 15회 3세트를 채웠다. 화가 잔뜩 난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 싶었으나 “나는 성인이다”는 주문을 속으로 외치며 최대한의 인내력을 발휘해 끝까지 행잉 레그 레이즈와 아령을 이용한 팔 운동을 마쳤다. 분위기는 당연히 냉랭했고 나는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헬스장을 나왔다. 일지 초반에도 썼듯이 나는 정말 이 수업을 통해 거울 치료를 받는 것 같다. 나 역시 이미 지나온 나의 중등 시절을 까맣게 잊고 자꾸 어른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보고 통제하려 하다 보니 아이들이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졌다. 왜 고작 45분 조차 반듯하게 앉아 있지 못하지? 이 간단한 걸 왜 못하지? 왜 저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나의 트레이너 선생님은 내가 그렇게 보이는 걸까? 하지만 내가 종종 하는 말처럼 선생님은 젊고 남자고 운동력이 있는 사람이고 나는 노쇠한 여자에 운동신경이 매우 부족하고 근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연령과 체구 차이만 봐도 이해될 사항이 아닌가? 횟수가 거듭될수록 성격이 급한 본래의 면모가 나오는지 자꾸 반 강제적으로 내 몸을 작동시키려 하고 나의 쉬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나는 내 속도와 체력에 맞게 천천히 배워가고 싶지 그렇게 단기간에 마치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몸을 키우고 싶은 것이 아니다. 횟수 내에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연장을 더 하게 되더라도 제대로 배워서 평생 혼자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인데 당연히 수준에 맞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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