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어 책이 나왔다는 것이 맞겠다!
“작가님”
의도치 않게 사회적 페르소나가 하나 더 생겼다.
‘직장인’이라는 가면이 제법 두터워질 때쯤 생긴 또 하나의 이름. 많은 사람들이 ‘작가님’이라고 불러줄 때 난
비로소 꽃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첫 번째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은, 내 이름 석자가 표지에 적힌 인쇄물 결과를 보고팠던 조급함이 다였다. 책이 나오면 뭔가 끝날 줄 알았다. 고3 학생이 대학교를 가거나, 취준생이 취업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하지만 그것들은 ‘끝’이 아닌 ‘과정’이자, 또 다른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지난했고, 단맛보다는 쓴맛이 더 많은 여정이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출판도 마찬가지.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책이 나오면 다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판매 부수에 대한 욕심, 좀 더 받고 싶은 출판사의 지원. 많이 팔리지 않을 경우, 나를 발굴해준 에디터에게 면목 없을 수도 있는 상황. 나에겐 일생일대의 설레는 꿈 같은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반복되는 업무 중 하나이자 성과로 평가되는 일이라는 것. 예상하지 못했던 만감은 교차하며, 그렇게 첫 출판에 대한 환상을 갉아먹어갔다.
“책이 아닌 글쓰기”
주변 사람들은 내가 책을 낸 것에 대해 다들 놀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그 놀라움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썼는지에 대한 것보다는 대부분 인세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오곤 한다. 나도 이해는 한다. 아마도, 나도 책을 출판한 어떤 친구에게 그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아니, 분명 했을 것이다.
고백하건대 인세가 내 인생을 바꿔줄 거라는 기대를 하기도 했었다.
만약,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내 책이 많이 팔린다면 어떨까?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부터 할까를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마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너무 앞서 나간 생각들은 삶의 균형을 흔들어 놓는다.
글을 통해 삶의 관점이 바뀌다
‘글’을 써서 내가 얻은 것은 많지만, 그중 단연 으뜸은 ‘관점의 변화’다.
글을 쓰게 되면 많은 ‘영감’이 떠오른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매일 지나치던 것들을 다시 보게 하고, 매일 하던 말을 곱씹어보게 하며, 매일 듣던 말을 되뇌게 했다. 그러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자 ‘관점’이 바뀌기 시작했다.
‘관점’이 바뀐다는 것은 일생일대의 ‘사건’이라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이 세상의 자기계발서 99.9%는 삶의 ‘관점’을 바꾸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관점을 바꾸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또 그 소리야?”라며 책을 덮을 확률이 높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런 내가 ‘자기계발서’를 썼으니… 마땅히 일생일대의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타노스의 핑거플립으로 제거하고 싶은 상사의 잔소리도, 이른 아침 출근하려 짜낸 치약이 바닥에 떨어졌을 때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서도 나는 의미와 배움을 찾게 되었고 고스란히 나의 글에 담았다.
그리고 그것들은 어느새 책이 되어 또 누군가에게 의미를 전하고 있다. 나는 이 ‘과정’을 사랑한다. 내 이름 석자 적힌 책이 나온 게 끝이 아니라 나의 깨달음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나의 진심이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나를 지키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걸 몸소 깨우친 사람으로서.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글쓰기’에서 비롯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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