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부자 편지>
자본주의 시대의 성공 척도는 '돈'이다.
성공의 정의가 가지각색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부정할 수 없다. 살아가다 보면 너희도 알게 될 것이다. '성공'이란 공식이 성립되려면 '돈'이 연관될 수밖에 없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돈 버는 방식이 분명 있다는 것을. 특히, 투자를 하려면 월급 외 또 다른 돈의 흐름과 생성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기초적인 것이 근로소득이지만, 앞서 말했듯 (금수저가 아니라면) 근로 소득만으론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니까. 그러하기에 아빠는 너희에게 '돈 공부'를 하라고 종용하는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이 시대는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보가 없어도 문제이지만, 너무 많아도 걱정이다. 양질의 정보를 가늠하는 것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너무 많은 정보의 대부분은 사람들을 현혹하는 콘텐츠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건 잘못된 게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초 단위는 돈이며, 돈과 개입되지 않은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돈을 '빨리', '쉽게' 벌고 싶다는 조급함이다. 사람들을 현혹하는 콘텐츠는 이 부분을 파고든다. 누구나, 월 수 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SNS와 유튜브엔 슈퍼카가 있다. 부를 과시한다. 돈에 미련이 없다면서 전자책이나 강의료로 수입을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에 대한 '과정'은 없다.
사람들은 성공한(?), 그러니까 돈이 많은 그들의 모습에 홀라당 넘어가고 만다.
얼마 전, 재벌 3세 행세를 하며 성별까지 바꿔 사람들을 속인 전대미문의 사기범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판사는 소설가의 상상을 뛰어넘는 악질적인 사기범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피해자는 30명, 피해액은 35억에 달한다. 상식적으론 이해가 잘 안 될 것이다. 그 사람의 무엇을 믿고 사람들은 수 억을 건넨 것일까? 게다가 억 단위의 투자금을 선뜻 내어 놓을 사람들이라면 빚을 지더라도 금전적인 여유가 있거나, (직접 모은 돈이라면) 최소한 돈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었을 텐데.
비법은 '보여주기'였다.
그는 경호원을 대동한 사진이나, 슈퍼카를 모는 사진, 대한민국 최고층 아파트에 사는 모습으로 재벌 3세를 연기했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현혹된 것이다. 과정은 없었다. 결과만 있었을 뿐. 보통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와 같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걸 악용한 셈이다. '빨리', '쉽게' 부자가 되고 싶었던. 성공하고 싶었던. 그 조급한 마음을.
성공한 사람은 분명 있다.
자수성가하여 맨손으로 수 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 하나로 부를 쌓거나, 좋은 콘텐츠로 이로운 에너지를 전달하는 크리에이터 등. 이들로부터 배워야 할 건,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성공 비법을 배우고 싶다면, 그것을 벤치마크 하고 싶다면 과정을 파헤쳐라.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도 SNS나 유튜브엔 속된 말로 '성공팔이'들이 득세하고 있다.
이것 하나면 인생을 바꿀 수 있고, 저것 하나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당신의 인생이 바뀌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모두 당신 탓이라 말하며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겐 '과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이 정말로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월 수 천만 원을 벌고 있는지, 연봉 몇 십억이라고 말하는 게 증명이 되는지. 한강이 보이는 건물이나 슈퍼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사업이 다 정말로 그들의 것인지를. 과정이 있다면 그것이 법의 영역을 벗어난 게 아닌지, 그 어떤 피해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게 아닌지를 말이다.
결과적으로 성공이라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성공은.
결국 그 과정이 입증되어야 빛을 발한다.
과정 없는 성공은 사상누각(砂上樓閣)과 같아서, 언제든 허물어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