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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05. 2024

나를 위한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메타버스 보다 에고버스>

선물은 고르는 게 맛이다.

어떤 선물을 선택하면 상대방이 좋아할까... 는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소비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고, 무엇보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기쁘게 하려는 스스로가 기특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우리는 타인에 대한 선물에만 집중해 왔다. 바꿔 말해, 스스로에게 선물한 적이 있는가? 나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무언가를 소비하고 지를 때 자기 합리화를 했던 것은 좀 제외해 보자.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한 선물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나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정말로 무엇일까.

잠깐 물건이나 상품은 제외해 보자. 소비적인 것보다는 생산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보자. 소비 후엔 허탈함이 오지만,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고 난 우리네 자아는 뭔가의 쓸모를 느낀다. 우리는 이를 '자기 효능감' 또는 '자기 효용감'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그리 많지 않게 느꼈던 희열과 행복은, 사실 스스로 쓸모를 느꼈을 때였다는 걸 상기해 보라. 정말 그럴 것이다.


다시, 선물 이야기로 돌아가.

타인이든 자신이든, '좋은 선물'이란 의미는 공통적이다. 선물 받는 사람의 얼굴이 언제 가장 밝게 빛났는가? 선물의 크고 작음, 비싸고 쌈의 정도가 아니라 바로 '필요' 또는 '가지고 싶었던 것'을 받았을 때였을 것이다.



'나'에게, '자아'에게 가장 좋은, 필요한 선물은?


첫째, 혼자만의 시간 (feat. 글쓰기)


사람은 외로움을 타는 동물이지만, 자발적인 고독을 즐기는 존재이기도 하다.

군대에서, 화장실에서 혼자 초코파이를 먹은 적이 있다. 초코파이는 물론 맛있었지만 그때 내게 필요했던 건 '혼자만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24시간 서로를 감시하는 공동체. 함께 초코파이를 먹으면 허둥지둥 먹어야 했던 그때. 홀로 있는 화장실에서의 초코파이는, 그때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선물이었다.


사회생활을 한 후도 마찬가지다.

홀로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없다. 글쓰기는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이 있어야 성립되는 그 어느 행위다. 그리하여 나는 글쓰기 시간을 나에게 선물한다. 그러자 글쓰기는 지겹고 힘든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또 스스로 그것을 풀어보는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다.


둘째, 가족 여행


혼자 가는 여행도 좋지만, 그러할 때 나에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군대처럼 몰려왔다.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서야 알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여행의 완성은 가족들과 함께라는 것을. 출장이든 여행이든 세계 곳곳을 누볐을 때, 언젠가 가족이 생기면 함께 오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기억은 어렴풋했지만 실행은 확실했다. 이후, 나는 정말로 내가 가보고 좋았고, 맛있었던 장소 하나하나를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했다. 


여행의 완성이란 이런 것이구나!

행복함이 몰려왔고, 혼자 왔을 때와는 다른 마음의 요동이 함께였다. 무언가 충만해지는 느낌. 말과 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어떤 희열이었다.


지금도 나는 훌쩍, 가족 여행을 떠날 때가 나와 가족에게 있어 가장 좋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셋째, 운동과 샤워


뻔한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일 때가 있다.

시간이 부족해서, 의지가 약해서. 운동을 많이 하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나는 더 많은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해 노력한다. 테니스를 칠 때도 있고, 걷기를 할 때도 있는데. 사실 나는 걷기를 더 선호한다.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덜하고, 누군가와 시간을 맞춰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걷기를 하면 홀로 사색할 수 있고, 글감을 수두룩하게 만들어낸다.


땀 흘리고 난 뒤 하는 샤워는 또 어떤가.

이것도 내가 나에게 졸 수 있는 아주 즐거운 선물임에 틀림없다. 샤워 후 느끼는 상쾌함은 그 정도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생활을 많이 할수록.


타인이 아닌, 나에게 선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고민하는 시간도 그렇다. 무엇을 줄 것인가.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이 가장 좋은 선물이며, 주었을 때... 받았을 때 가장 얼굴이 환하고, 마음에 흡족할 것인가. 


'나'를 위해 열심히 사는데, 정작 '나'는 저만치 뒤에 놓고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네 삶이 그렇다. 각박하고 또 각박하다. 그러니 '선물'이란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 타인에게도,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시길.

나에게 필요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정. 말.로.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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