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 건축에서 재건축은 뺄 수 없는 요소이다. 노후화된 건물과 도시를 안전 또는 미관상의 이유로라도 새롭게 탈바꿈시켜야 하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재건축을 하게 되면 항상 따라오는 문제가 있다. 원래 그곳에 살던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이다. 모든 이가 그렇다고 일반화할 순 없지만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원래 살던 지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가야 하는 이들은 분명 존재한다. 국가에서는 이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으며 언론과 대중의 관심도 꾸준히 받고 있다. 많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에서도 재건축에 관해 여러 시선으로 접근하였었다. <상계동 올림픽>에서는 갈 곳 없는 이들에 관해, <집의 시간들>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에 담긴 추억을 얘기하는 등 인간의 삶 자체에 집중했었다면 <봉명 주공>은 삶과 자연의 조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느 공간이든 그 공간 위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남아있게 된다. 특히 집이라는 공간은 가장 편안하며 안정적인 공간이기에 더욱 애착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특히 아파트라는 곳은 본인의 집 안에서의 기억은 가장 개인적인 기억이라 할 수 있지만, 놀이터와 같은 공용 공간은 공동의 기억이 집합하는 장소이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기억뿐만 아니라, 아파트와 사람의 주위에 조용히 머물고 있는 자연 사이에 생기는 마찰마저도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된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자연은 계속돼서 희생 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봉명 주공 주민들은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사이도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봉명 주공은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와는 다르게 마당이 있기도 하고, 주민들이 심은 과일나무를 재배해 먹기도 한다. <봉명 주공>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사람 사이의 기억뿐만 아니라 그 기억을 이루는 자연환경과도 연결을 지어 공간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