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_12월 16일, 코펜헤이겐

어둡고 우울한 도시, 코펜헤이겐!

by ELLGGOM




무사히 페리가 코펜하겐 노드하운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려 코펜하겐 내음을 맡았다. 날씨가 축축하고 어두웠으며 우울했다. 코펜하겐이었다.

지난번 여행은 9월에 코펜하겐에 왔었는데 러키데이가 몇몇 있었다. 하지만 추운 겨울 12월이니 날씨가 오죽했겠는가. 그래서 좋았다. 코펜하겐이었으니깐, 알고 있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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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일단 바로 가기 위해 페리 선착장에서 벤을 탔다. 스칸딕 호텔로 향했다. 10-15분 정도 이동했었던 것 같다.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고 짐을 내리고 호텔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택시기사의 사기 행각이 시작되었다. 요금이 카드결제가 안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 카드 결제내역과 문자를 확인하고 분명 결제가 되었다고 계속 이야기했으나, 택시기사는 이 택시는 오늘 내가 친구에게 빌린 것인데 시스템을 잘 모른다, 그런데 지금 결제가 안되었다고 친구가 전화가 왔다는 어이없는 말을 했다. 그래서 한번 더 카드를 긁으라는 것이다. 나는 의심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랍인이라는 편견 때문인지 의심을 하게 되었다. 내 의심은 결국 의심이 아닌 그 기사가 사기를 치려는 팩트임이 밝혀졌다. 이런 작은 일들이 그들에 대한 인식을 좋지 않게 바꾸는 것 같다. 다행히 남편이 경찰서로 가자고 하는 말을 듣고 택시기사는 꼬리를 내리고 가버렸다. 덴마크에서 아랍인에게 사기를 당할 뻔했다니 어이가 없었다. 어이없는 일을 뒤로하고 호텔 체크인을 하기 위해 호텔로 들어갔다. 체크인 보다 이른 시간이라서 짐을 맡기고 센트럴 근처를 구경하기로 했다.

호텔에서도 인도인으로 보이는 여자직원이 우리에게 굉장히 불친절하게 대했다. 유럽이나 미국여행에서 늘 느꼈던 것이지만 정통파 백인 유럽인이나 백인들은 우리들에게 편견이 있더라도 크게 표현하지 않고 겉으로만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진짜 정통파 백인들을 만나는 일은 그리 많진 않다.) 하지만 아시아나 중동에서 온 이민자들은 그들 자신들이 백인들에게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는 인종차별이다 불평등이다라고 호소하면서 막상 자신들과 다른 동아시아인들에게는 무례하게 굴거나 되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자신들만 차별 받는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자신들이 다른 인종, 국적 사람들에게 하는 태도부터 먼저 돌아봤으면 좋겠다.


아무튼 무사히 호텔이 짐을 맡기고 센트럴에 잠시 나가 저녁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한식을 먹고 싶어 구글맵에서 찾아 걸어갔지만 아직 오픈 전이라 먹지 못했다. 한식을 먹지 못해 아쉬웠지만 축축한 코펜하겐을 잠시 훑어보는 일은 좋았다. 10년전에는 이랬었지 저랬었지 하면서 남편과 이리저리 돌아보았다. 코펜하겐 센트럴 역안으로 들어가 잠시 쉬기로 했다. 마침 맥도날드가 있어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아이들은 만국공통 맥도날드 해피밀을 주문하고 남편과 나도 버거와 음료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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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센트럴 역안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했다. 대형 트리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크리스마스 시즌 홍보로 코카콜라 캔을 하나씩 나누어주기도 했다. 연말이라 사람들이 붐벼서 더 시즌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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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로 배를 채우고 역을 구경한 뒤 우리는 호텔에서 먹을 저녁거리를 사러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센트럴 주변에는 아시안 마켓이 몇 개 있어서 그곳에서 라면과 햇반을 살 수 있었다. 라면 종류도 꽤 다양해서 뭘 먹을지 고민해야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1개에 꽤나 비쌌던 햇반도 사서 숙소로 걸어 돌아왔다. 호텔까지 10분 정도 걸어오면서 오랜만에 티볼리 공원도 보고 한창 공사 중이었던 건물 이것저것도 구경해 보았다. 숙소에 도착해서 라면을 너무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푹 잠들었던 코펜하겐 첫날이었다.


제목에 "코펜헤이겐"이라고 쓴 이유를 간단히 남겨보자면,

칼스버그 빌리지에 갔을 때 안내직원에게 코펜하겐 카드로 입장과 할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상황이 있었다. 나는 영어로 코펜하겐 카드? 라고 물었는데 직원이 잘 못알아듣는 표정을 짓더니 "오! 코펜헤이겐 칼ㄷ! 라고 말했다. 현지 발음은 코펜하겐 아니고 코펜헤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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