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야가 이런 거구나!
어제는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몸이 나른해지면서 졸음이 몰려왔다. 우리 모두에게.
하지만 우리는 오늘을 위해서 시차와 생체리듬을 맞추리라는 다짐으로 저녁 7시까지는 참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시차적응이 어디 쉬운 일이었던가, 졸음을 참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었기에 둘째가 7시도 되지 않아 잠이 들고 말았다. 몸을 흔들어 깨웠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둘째를 시작으로 우리 가족은 모두가 7시간 조금 넘어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긴 비행과 도보 여행이 힘들었을 터라 우리는 꿀잠을 잤다. 하지만 일어나 보니 하늘은 깜깜했지만 시간은 새벽 6시, 거의 아침이었다. 이미 모두가 너무 쌩쌩해져 아침에 맞이했지만 하늘만큼은 아직 깜깜한 밤과 같았다.
사실 숙소에서 캡슐커피도 마시고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북유럽 전통빵도 버터와 함께 먹은 뒤였다.
주로 한국에서 아침을 빵 종류로 먹는 아이들이라 우유와 북유럽 빵을 거부감 없이 잘 먹어주었다. 배가 좀 불렀는지 또 눈놀이를 하러 나가자고 했다. 그때가 아침 7시 조금 넘었던 듯하다. 금방 채비를 마치고 우리는 밖으로 나섰다.
아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흑야가 하늘을 덮고 있었다.
흑야라는 걸 처음 경험해 본 우리는 낮에 해가 빨리 지는 것보다 아침에 해가 늦게 뜨는 것이 더 신기했다. 주변 상점들은 마치 저녁처럼 조명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는 깜깜한 아침 8시에 비요르비카 거리를 눈을 밟으며 산책했다. 우리의 여행자 여유와는 무관하게 하늘은 깜깜했지만 오슬로 사람들은 밝은 하늘 아침처럼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저기 건물 1층에 들어서있는 사무실에서는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벌써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조깅을 하거나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사서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슬로 사람들은 흑야이건 백야이건 일상적 루틴에는 크게 다름이 없어 보였다.
어제 오후에 들렀던 카페보다 숙소에서 조금 더 가까운 카페를 찾았다. 레드 컬러가 눈에 띄는 카페였다. 카페 이름은 God brød였다. 노르웨이어와 영어를 섞어 쓴 듯해 보였지만 구글번역기에서 돌려보디 Good Bread였다. 빵이 맛있는 카페라는 의미였나 보다. 이름처럼 사용하는 밀가루도 직접 포장해서 팔고 있었고 빵과 쿠키도 직접 가게에서 구워냈다. 커피 한잔과 번하 나를 사서 출근하는 사람들도 계속 가게 문을 드나들었다. 쿠키와 빵, 커피 원두까지 먹음직스러운 컬러로 포장되어 팔고 있었다. 자체적으로 브랜딩 한 포장지와 디자인 콘셉트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은 카페 앞에 커다란 놀이터가 있어서 그곳에서 놀기로 하고 남편과 나는 카페 창가에서 간단한 BLT 샌드위치와 시나몬번, 그리고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이틀째 되던 날 카페를 두 곳 가 보았지만 두 곳 모두 일회용 컵은 거의 쓰지 않았고 접시와 컵들은 핸드메이드 도자기를 쓰고 있었다. 추운 나라라 그런지 도자기 식기들이 왠지 따뜻함을 머금어 더욱 따뜻하게 전달하는 느낌이 들었다. 장식과 디테일이 강하지 않은 도자기라 그런지 더 그랬던 것 같다.
샌드위를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주문해서 먹었다. 쿠키도 맛있어 보여 시나몬과 초콜릿쿠키를 시켜봤는데 아이들도 잘 먹었다. 뭔가 가볍고 산뜻한 쿠키 맛이었다. 이 카페는 마지막날까지 우리 아침을 책임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