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_다이크만 도서관

하루 종일 여기 있을 수 있어!

by ELLGGOM




추운 겨울, 북유럽을, 그것도 노르웨이 오슬로를 간다고 했을 때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랬다.

굳이 이 추운 겨울에? 피요르드도 아니고 도심에? 이런 반응이었다. 남편과 나는 이번 여행이 세 번째 북유럽이었지만 노르웨이는 처음이었다. 핀란드와 스웨덴, 그리고 덴마크 이렇게 다녀왔지만 노르웨이는 뭔가 더 멀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다양하고 실험적인 건축 프로젝트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가보지 않은 북유럽 국가를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지 중 하나를 오슬로로 정했던 것이다.


이런 우리 여행의 목적을 다이크만은 실망시키지 않았고 기대 이상의 감흥을 얻었던 너무 좋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아이들이 눈이 없는 실내 공간에서 지루해하지 않고 이렇게 오래 머무른 것도 대단한 사실 중 하나일 것이다. 안타깝게 우리가 방문했던 그 기간에 어린이 도서관층이 가구와 인테리어를 보수하는 중이어서 아이들의 공간을 만끽할 수는 없었지만 그 사실이 무관하게도 다른 볼거리들이 너무 많아 크게

영향이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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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야 속 아침의 다이크만은 더욱 빛이 났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건물 같이 외부의 반짝거리는 LED 조명이 아닌 내부의 조명들이 빛을 발하며 다이크만을 창밖으로 밝히고 있었다. 하늘빛은 새벽같이 이른 시간이었지만 도서관은 문이 열려 있었고 내부에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일찍부터 자기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며 의견을 나누는 학생들도 많아 보였다. 이방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우리뿐인 느낌이었다. 1층 출입구 로비부터 시작된 다이크만 투어는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지루함도 없었다. 어디로 눈을 돌려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천천히 자연스러운 동선을 따라 구경하기 시작했다.


다이크만 도서관은 비요르비카 지역 개발의 부분 계획 중 하나로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접근이 쉬워 건물 자체에 주차장이 없다. 우리나라 같으면 쇼핑몰 같은 거대한 주차장이 있을 법 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도서관 내부는 채광이 잘되는 3개의 샤프트 구조로 되어 있어 들어가는 순간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에서 1층부터 이어지는 공간은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선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건축 기술, 구조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와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들이 협업을 통해 설계된 미래 건물의 첫 번째 프로토타입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 건물이기도 하다. 도서관을 전문적으로 분석하기에는 내가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관광객으로 둘러본 소감을 짧게나마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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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크만에서 4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아이들도 자유롭게 책을 꺼내어 보고 인터렉션 미디어 시설도 몇 가지 있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리모델링 중이었지만 만화책이나 동화책은 꺼내어 어디서든 앉아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인포그래픽과 실내 디자인을 훑으며 도서관 내부를 구경했다. 이은이는 아빠와 체스도 두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디자인 관련 책들도 많이 있어서 이것저것 꺼내어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래은이는 매일 왔었던 편안한 공간인 것처럼 거의 반쯤 누워서 의미도 모르는 동화책과 만화책들을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 지루할 틈 없이 오전시간이 지나갔다.

다이크만 도서관은 숙소와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라 오슬로에 있는 동안은 가볍게 들를 수 있는 곳이었다. 다이크만 커튼홀 창밖으로 보이는 오페라하우스와 도심 피요르드 풍경 그리고 뭉크미술관 설경을 바라보며 또 한 번 오슬로에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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