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 외로움의 동반자
나는 스쿼트운동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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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잠을 설쳤다.
악몽까지는 아니지만, 뒤엉킨 꿈의 조각들이
숙면을 방해했다.
찌푸린 마음에 몸도 조금 위태롭다.
새벽에 눈을 떠 창밖을 본다.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이.
그래, 비가 한바탕 쏟아지고 나면
다시 청명한 하늘이 고개를 들겠지.
내 마음의 먹구름도
그 비와 함께 흩어지길 바란다.
비에 흠뻑 젖고 나면
햇살은 더 따뜻해질 테니까.
오늘도 거울 앞에서
찌푸려진 미간을 펴며
그렇게 또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그래도 평탄하지만은 않은 삶의 길에서
반복되는 오르막은
적응될 만도 한데,
늘 불편하고 힘겹다.
이젠 오르막 없이,
내리막까지는 아니라도
평지만 걷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잘 견디던 마음이
요즘은 많이 지쳤나 보다.
한 번씩 꼭 이런 사달이 난단 말이지.
그래서일까,
마음속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
지친 나를 일으키려 힘을 보탠다.
나를 넘어뜨리는 것도, 일으키는 것도
언제나 나 자신이니까.
얘네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보니
또 한 번의 인생 변곡점에 서 있다는 게 느껴진다.
경험적으로, 그리고 본능적으로.
또 한 번 나를 일으킬 때가 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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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스쿼트는 매회 왜 이리 힘들까?
스쿼트의 결과로 이마에 가로 주름 한 줄까진
용납하지만 미간에 세로 주름은 절대 사절이다.
난 소주는 끊어도 관상은 포기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