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 하나는 있지 말입니다
술이 잘 넘어가는 계절입니다.
은행 열매는 바닥을 굴러다니고,
낙엽은 이유 없이 한 번쯤은 허공에 몸을 맡기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사계절을 한꺼번에 품어버립니다.
하늘은 청바지를 입은 것처럼 파랗고요.
이쯤 되면, 모든 게 다 안주거리입니다.
어찌 한 잔을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그 틈에서 말(마차 끄는 그 말)이 살쪄야 하는데 배둘레햄 나이테가 하나쯤은 더 늘어난 걸 인정해 봅니다.
요즘은 글벗님들의 감성이 절정이라
읽는 것만으로도 밤이 모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제 글은 뒤로 밀리지만(오히려 좋아요),
그래도 작가랍시고 명맥은 이어야겠기에
또 루이를 부릅니다.
믿을 구석은 이 녀석뿐입니다.
(진짜입니다. ㅋㅋ)
가을의 정점은 이미 지나갔지요.
생명이 봄을 품기 위해 조용히 숨 고르는 시간, 그 시작 어디쯤인가를 우리는 거닐고 있을 겁니다.
저도 낙엽처럼, 가을 끝자락 감성의 바람에 몸을 맡겨 떠다녀 봅니다.
나만의 만추를 만끽하시다,
각자의 방식과 속도로 보내주시길.
사색의 의자에 앉아 있는 루이 놀리기
공감의 그네의자가 있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