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 삶에 목적이 필요한가

제 7장 - 삶에 목적이 필요한가

by 리얼흐름

카페 디알로고스의 조명은

오늘따라 조금 더 노란빛이었다.

라빈은 조용히 레몬 제스트를

갈아 넣은 차를 만들고 있었고,

진우는 창가 자리에 오래 앉아 있었다.

그는 오전부터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첫 번째 손님은 빅터 프랭클.

무척 단정한 회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

안경은 정확하게 닦여 있었다.

그는 문을 열며 말했다.


“삶의 목적을 잃은 사람은,

방향 없는 나침반을 든 선원과 같습니다.”


곧이어 들어선 두 번째 인물은 알베르 카뮈.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담배를 물고 있었지만 피우지 않았다.

그는 창가에 앉으며 중얼거렸다.


“삶에 목적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부터 설명해봐야겠군.”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은 니체였다.

짙은 회갈색 수트,

묘하게 위로 치솟은 콧수염,

눈빛은 무언가를 꿰뚫는 듯했지만

동시에 슬퍼 보였다.

“목적은 강한 자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치를 창조하지 못하는 삶은,

목적으로부터 도망칠 뿐이다.”


카페디7빅터프랭클카뮈니체.png


진우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목적 없는 삶은 가치가 없는 건가요?”


프랭클이 대답했다.

“나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고,

그 안에서조차 인간은 의미를 찾으려 했습니다.

삶은 스스로에게 던져진 질문입니다.

우리는 그에 응답하며 살아갑니다.”


카뮈가 고개를 저었다.

“삶은 본래 부조리하죠.

우리는 의미 없는 세계에서

의미를 찾으려 발버둥치는 존재입니다.

목적은 신화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나는 시지프를

행복한 인간이라 말한 거고요.”


니체가 웃으며 말했다.

“신은 죽었다. 목적도 죽었다.

그러나 초인은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지.

그건 신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신이 되는 훈련이야.”


라빈이 물었다.

“그럼 ‘목적’이 없다면 우리는 멈추게 될까요?”


프랭클은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카뮈는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도 아침 햇살이 들 때,

나는 이 세계가 그 자체로 충분히

기이하고 아름답다고 느껴요.

그건 목적이 아니라 감각이죠.”


니체는 천천히 일어나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의미 없는 삶이란 없어.

다만 의미를 만들어낼 힘이 없는 인간이 있을 뿐이지.”


진우는 노트에 적었다.

‘목적이 있는 삶은 명확하다.

그러나 목적이 없는 삶은 자유롭다.

그 둘 사이에서 인간은 흔들리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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