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할 인터넷 회사 결정하기
센다이에 처음 왔을 때만큼 지금은 챗GPT와 많은 대화를 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일본 생활에 대해서도 구글이나 야후재팬에 어떻게 검색을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을 잡았기 때문에 나는 서서히 GPT로부터 독립해가고 있다.
하지만 그때는 GPT가 없으면 안 될 정도였다. 핸드폰이 뜨거워지고 배터리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도 계속해서 GPT에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오라고 지시했다.
부동산에서 우리 맨션은 후 렛츠 히카리 대응 맨션이니 원하는 회사에 인터넷을 계약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GPT를 통해 알아봤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부동산에서처럼 우리가 원하는 회사 아무 곳에나 계약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정석대로는 후렛츠사의 인터넷만 계약이 가능했지만, 후렛츠는 다른 인터넷 회사들과도 콜라보레이션 계약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콜라보 중인 회사 내에서도 선택이 가능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휴대폰 통신 및 인터넷 회사는 도코모, 소프트뱅크, 라쿠텐 정도인 듯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회사가 있었지만 더 알아보다가는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서 그냥 가장 유명한 곳 중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GPT가 알아봐 준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정보를 정리하고 결정하는 것은 내 몫이었으니 말이다.
다행히 위의 3사 모두 후렛츠 히카리와 콜라보 계약이 되어있는 회사들이어서 내가 가입 후 우리 집에서도 사용이 가능했다.
최종 결정을 하기까지는 꽤 많은 것들을 고려했다. 휴대폰 요금제와 결합 할인이 있는지, 요금은 어떻게 되는지, 약정이 있는지, 위약금은 얼마나 되는지 등등······.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속도와 안정성이었다.
IT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는 당연히 성능이 떨어질 거라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을 하겠지만, 성능이 너무 좋지 않다면 그건 또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래서 속도와 안정성에 관해서는 내가 직접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해서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를 모아봤다.
이렇게 무언가를 결정할 때에는 왜 좋은 이야기들보다는 안 좋은 후기들이 더 뇌리에 깊게 박히는 걸까?
물론 답답함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좋은 후기들도 많았지만, 느려 터져서 답답해 죽겠으니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후기들도 내가 고민 중인 3사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중 라쿠텐은 최악이었다. 우선 휴대폰 요금제부터가 문제였다. 요금은 3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저렴했고, 특히 휴대폰 요금제와 인터넷을 둘 다 이용할 시 인터넷 요금을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매력적이었다.
깊게 찾아보지 않았다면 더 고민할 것도 없이 라쿠텐으로 결정했었을 것이다. 그런데 라쿠텐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아서 건물 고층, 심하면 건물 안으로만 들어가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돈을 내고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한 사람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그러한 후기를 본 후 나는 바로 라쿠텐은 후보에서 제외해 버렸다.
그렇다면 남은 곳은 도코모와 소프트뱅크인데, 두 회사의 데이터 및 인터넷 성능은 비슷한 듯했다. 이제는 직접 해당 회사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알아보니, 도코모의 경우 인터넷에 가입하면서 별도로 인터넷 프로바이더라는 것까지 선택 후 계약해야 한다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인터넷 계약 시 프로바이더도 자동으로 같이 계약되기 때문에 내가 추가적으로 더 알아보고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이것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알아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소프트뱅크를 선택하게 되었다.
인터넷 회사를 선택하면 고통에서 해방될까?
정말 유감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가입할 인터넷 회사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공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부였다.
우리가 거주할 맨션 건물 내에는 인터넷 선이 깔려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그 선이 우리 호실까지 연결이 되어있어야 비로소 내 공간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만약 들어와 있지 않다면 인터넷 선을 끌어오는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맨션에는 관리사무소가 따로 없었고, 맨션 관리 업무는 우리가 계약을 진행했던 부동산에서 맡아서 진행하고 있었다.
부동산에 문의했다. 우리 호실에서 인터넷 가입 후 사용이 가능하도록 내부에 회선이 들어와 있는지, 아니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지.
부동산에서는 허무하게도,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만약 공사를 해야 한다면 벽을 뚫거나 못을 박는 등의 공사는 절대 하면 안 되고, 하게 될 시에는 집주인에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부동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집이 어떤 상태인지는 부동산에서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모르더라도 집주인에게 물어보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게 할 일 아닌가?
그리고 호실 내부에 인터넷 회선이 들어와 있지 않아서 선을 끌어오는 공사를 하는데 벽을 조금이라도 뚫지 말라는 것은 무슨 말인 걸까? 회선이 들어와 있지 않은 호실인데 공사도 까다로우니 아예 인터넷 사용도 하지 말라는 얘기인 건가?
정말 그래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인터넷 대응이라고 얘기하고 집을 계약하게 한 건데 사기 계약 아닌가?
이제야 GPT도 쉴 수 있는 건가 했는데 또다시 물음표가 늘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