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제목 : 쓸 만한 인간
✿ 저자 : 박정민
✿ 출판 : 상상출판
박정민 배우. 나는 이 사람을 "우원박"이라고 부른다.
오랜 "침순이"(유튜버 "침착맨" 팬 애칭)인 나에게 우원박 아저씨는
어느날 갑자기 침착맨 세계관에 들어온 반가운 손님이었다.
"만약에~"라는 문답 게임에 '그런건 없다'고 팩트로 반박하는 공대녀지만
"끼리끼리 사이언스"라는 유사과학은 또 믿는,
그런 나는 침튜브에 나오는 우원박 아저씨가 참 호감이다.
무슨 말이냐면,
내 친구의 친한 친구라고 하면 괜히 내 친구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내게 이 책은 아저씨가 떠들어주는 본인의 옛 이야기였고, 나는 그걸 애초부터 열린 마음으로 들었다.
박정민 배우의 팬이 보면 참으로 무례하게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만큼 내겐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사람이 가깝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본래도 호감인 이 배우는 책을 통해 나에게 "친구하고 싶은 작가"가 됐다.
저는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믿어요.
- 인터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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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친구하고 싶은 이유 첫 번째.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가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마이너한 취향에 대해 말할 때, 그리고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때.
나는 그때 아주 큰 유대를 느낀다.
지금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어려워졌지만,
이전에는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간혹 내게 '또 나가냐'고 묻기도 했지만,
반대로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도리어 장소를 추천해주면서 계획에도 없는 다음 여행을 부추겼다.
여행쟁이 맘은 여행쟁이가 제일 잘 안다고, 나는 작가가 말하는 여행 이유에 감탄하며 공감했다.
그리고 그는 내 이른 여름휴가를 부추겨 책을 덮고 스카이스캐너를 켜게 했다.
여하튼 여행은 이토록 흥미롭다. 어쩌면 평생 만나볼 수 없는 생면 부지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설레는 일이다. 조금만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시길. 적지 않은 돈이지만, 적지 않은 경험과 사람을 얻을 수 있다. 대형마트에 가도 살 수 없는 것들이다.
꼭 값진 경험을 하고 돌아오시길 바란다. ~ 한 번의 인연이지만 이토록 보고 싶을 수가 없다.
여행은 그런 것. 오히려 역향수를 불러일으켜 한동안 우울감에 빠져버리게 하는 그런… 당신의 평생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여행을 단 한번이라도 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
-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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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친구하고 싶은 이유 두 번째. 책이 참 착해서. 그 책을 쓴 작가도 착할 것 같아서.
작가는 많은 글의 말미에 "넌 잘 하고 있고, 또 잘 될거야."라고 말해준다.
커리어적인 뚜렷한 목표가 없는 현재의 나에겐 그 말이 남의 얘기 같았는데,
그거 아는가? 잘한다 잘한다 하면 진짜 잘해지는 거.
잘 될거라고 자꾸 말해주니까 진짜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역방향으로 사고해 "그럼 나 어떤거 하면 잘 될까?"를 고민하게 됐다.
이런 고민은 나에게 주기적으로 꼭 필요한 자극 같다. 그래서 작가의 말이 고맙다.
그게 언제든, 그게 누구든, 문득 심장 언저리가 ‘물렁’해지는 응답을 해줬으면 좋겠다. 아마, 당신들도 그럴 것이다. 늘 달고 사는 여섯 글자가 필요할 터이다. 그 말 우선 내가 해드리겠다. 나중에 갚아라.
"칙칙… 다 잘될 겁니다."
- 응답하라
어느새 나는 만나이로도 서른이 넘어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면서 조금씩 조바심을 느끼게 됐다.
이제 갈수록 핑계는 허용되지 않는 나이가 되어간다는 생각이다.
나보다 몇 년 앞서 서른을 겪어본 사람으로써 작가의 말은 나에게 꽤나 큰 위로가 됐다.
어제의 스물아홉이 오늘 서른이 되어버린 것이 뭐 대수겠는가. 그저 책임감이 조금 더 생겼다는 것과 이제는 좀 더 열심히 해볼 수 있겠다는 결심 정도가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이랄까. 닥쳐보니 별 차이가 없는 것도 같다. 20대에 예상했던 서른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는 것뿐이고, 이렇게 되어버린 마당에 까짓것 마흔을 기약하면 그만이다.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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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와 친구 어쩌구 세 번째. 박정민 식 유우-머가 재밌어서.
이렇게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은 책이 얼마만일까.
책을 읽으면서 그가 문득 던지는 농담들이 음성지원되어 귓가에 들리는 듯 했고,
거기에 육성으로 풉- 하고 웃으면서 책장을 넘겼다.
ㄱr끔 ㅇㅣ렇ㄱㅔ ㄱH소리를 하는 ㄴHㄱr 별루ㄷr.
- 와이키키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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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전해주는 착한 위로가 담긴 책.
나는 이 책을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래서 내가 받은 위로를 우리 언니에게도 전달한다.
-> 우원박 아저씨, 아니 인간 박정민을 오래 보고 싶고, 그래서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