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머리를 이리저리
뒤척이길 반복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곤 했다.
자고 나도 피로가 가시지 않아
베개도 바꿔보고
이불도 바꿔보지만
좀처럼 편해지지 않았다.
남들은 편하게 잘만 자는 것 같은데
나 혼자 유난 떨었던 걸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에게 맞는 걸 모를 바에야
다 없애자는 생각에
베개를 치워버렸다.
머리를 지탱해 줬던
낮지만 높았던 하나가 사라지자
어색한 기운이 맴돌았다.
그렇게 아침이 되고
다시 어색한 시간이 돌아왔다.
며칠이 지났을까
조금씩 익숙해졌다.
내 머리의 지지대가 사라진 게
오히려 편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편안함을 찾고자
무언가를 더 채우려 했던 나는
불편함을 없애는
‘비움’을 잠시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을 떠날 때
캐리어의 높이가
기댈 언덕처럼 보였지만
채워진 무게는
나를 더 지치게 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꺼내 놓고
여행의 시간을 담아 오면
캐리어를 열 때마다
추억에 젖게 될 것 같다.
그렇게
내 인생의 캐리어를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