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은
물음표로 가득 찬 돛을 펴고
거센 바람이 부는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것과 같다.
바람이 잠시 멈추고
바닷물에 젖은 돛을
뜨거운 햇살이 비칠 때
’아, 이건가‘ 싶어 마침표를 찍는다.
하지만 다시 부는 바람은
‘나’를 찾은 줄 알고 찍었던
‘마침표’의 잉크가 다 마르기 전에
‘쉼표’였음을 알려준다.
거센 바람에 맞서
‘버티기’ 시작한다.
내 키보다 더 높은 파도가
금방이라도 나를 덮칠 듯
쉼 없이 휘몰아치지만
견뎌야만 했다.
그렇게 점 찍기를 반복하다 보니
돛은 다 찢겨 있었고
주변엔 수많은 생각의 파편으로 가득했다.
찢긴 상처로 가득한 물음표에
’마침표‘ 하나 찍지 못하고 표류된 나는
무엇을 얻고자 했던 걸까..
그때 저 멀리 지나가는 배를 향해
신호탄을 쏘며
빛이 되어 주길 바랐다.
나에게 다가온 구조대의
괜찮냐는 질문에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구조선에 매달린 나의 배는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어딘가 편해 보인다.
홀로 헤쳐나가야 하는
망망대해에서 발견한 건
괜찮냐는 말을 걸어준 이들이었다.
그제야,
‘마침표‘ 하나가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