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도ㅣ화염ㅣ주중 1

by 온도계

붉은 기운을 보고 있자면

따스함을 느끼다가도

잠시 틈이 벌어지면

그 거센 기운에 압도당하기 일쑤다.


자기 몸을 사르면서

뜨거운 온기와 시퍼렇게 날 선 기운을

온몸에 휘감은 채 쉼 없이 추는 춤은

님을 향한 간절함이 배어 있는

‘아리랑‘의 이야기일까.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도통 헷갈리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남긴 재와 같이

흩날리는 기억만 남긴 채

영원 속으로 떠나가 버린 것만 같다.


그 재를 움켜쥔 손가락 틈 사이로 빠져나온 재는

아무도 모르게 남겨둔 씨앗이 되어

한 줌의 흔적으로라도 남겨지고 싶은

거세디 거센 화염의 기운의

마지막 몸부림일까.


추억의 자리가 있기에

그 자리에서 기억되는 힘없는 기운이

이제는 날이 갈수록 선명하게 떠올라

재로 남겨진 차가움이 잿빛이 되어

나를 따뜻하게 데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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