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은 결국 자기에게 필요한 사람만 남겨둘까?

나의 작은 스도쿠

by 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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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떤 사람은 오래 곁에 남고,

어떤 사람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내 관점에서

인간관계는 스도쿠에 가깝다.



내 삶은 하나의 판이고,
사람들은 각자 다른 숫자다.



고정값과 빈칸,



스도쿠 처음 마주하면
적혀 있는 숫자들이 있다.



가족, 연인, 직장 동료

고정된 숫자들은,

아마도 내가
쉽게 떼어낼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 고정된 숫자 사이에는

빈칸이 남아 있다.




빈칸에 끼워

제자리가 아닌 숫자는

잠깐은 맞는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같은 행에서 겹치고,

다른 열과도 부딪치고,

3×3 박스 안에서도 모순이 생긴다.



스도쿠에서

제자리가 아닌 숫자는

결국 빈칸에서 지워진다.




관계도 비슷했다.


애매하게 적어 둔 인연부터
조용히 지워지기 시작한다.



그에 반해

함께 있어도
내 하루의 구조가 크게 틀어지지 않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굳이 시험하지 않으며,



내 속도를
과하게 끌어올리거나
억누르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내 스도쿠 판 위에서
행·열·박스를 모두 통과한 숫자처럼 남는다.




사라지는 숫자들에 대하여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끝까지 남지 못한 숫자는
애초에 다른 스도쿠에 들어갈 숫자였을지도 모른다고.



내가 내 판을 풀고 있듯,
그 사람도 자기 판을 풀고 있을 것이다.

잠깐 같은 줄에 적혀 있었지만,


마지막 해답에는
서로의 판에 들어가지 않는 숫자였을 수 있다.




“필요한 사람만 남는다”는 말은

이기적으로 들릴 때가 많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 사람은
이제 이렇게 정리된다.



내 삶이라는 스도쿠 판 위에서
다른 칸들을 함께 망치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는 숫자.



억지로 끼워 넣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을 때
판 전체가 자연스러워지는 숫자.



없으면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니지만,

있을 때 내 삶의 모양이
조금 더 단단해지는 숫자.




모든 숫자를

끝까지 붙잡아 둘 수는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사라지는 사람들은
틀린 숫자라기보다,
그냥 나만의 스도쿠의 답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나는 이제,

여러 번 지웠다가 다시 적어봐도
결국 그 자리에 남게 되는 수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려 한다.




결국 “필요한 사람”이란,

내 인생이라는 스도쿠에서
마지막까지 지워지지 않고 남는 숫자를
가리키는 말 가까운 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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