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조차
정중히 대할것 같은 착각에
품격을 쇼핑해
맞춤옷처럼 몸에 두르고
진품 마냥
자존감을 포장했다
이 정도쯤은
내 마음이 누려도 되는 호사라고
허술한 면죄부를 주고
값이 새겨진 번득거림을 걸쳤다
바람이 말한다
눈부신데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아
보이질 않아
쇼윈도 마네킹처럼
표정없이 광택만 남은 하루
내가 나를 비워낸 하루였다
사진: Unsplash의Danilo Capece
짧아진 텔로미어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삶을 진료하고 마음을 치유하고픈 가정의학과 의사입니다. 해금과 피아노를 배우며 가슴속의 말들을 '시'라는 그릇에 담으며 하루를 건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