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점점 무더워져 가는 여름날, 사랑스러운 남매의 육아는 진행 중이다. 소중한 두 아이는 매일 엄마를 부르며 나의 존재를 각인시켜 준다. 엄마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건 세상에서 정말 값지고 특별한 경험의 연속이다. 특히 아이들과 지내면서 찰나의 행복을 마음으로, 사진과 영상으로 모아가는 작업은 내겐 커다란 재산으로 쌓여간다.
“엄마~ 이거 봐봐~ 내가 신발 만들고 있어.” 블록박스에 있는 색색의 블록을 쏟아붓고 뚝딱뚝딱 신발을 만드는 딸아이, 한쪽에서는 온갖 책들을 다 펼쳐놓고 책 놀이에 전념 중인 아들까지. 거실은 아이들의 무한 놀이터로 변신 중이었고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졌다.
파이팅 넘치는 엄마와 아이들은 거실 바닥에 전지를 여러 장 깔고 누워있는 사람의 몸을 그려주는 색칠 놀이도, 신문지를 이어 붙여 두 아이가 탈 수 있는 큼지막한 배를 접기도, 갈기갈기 찢은 신문지로 눈뭉치를 만들어 눈싸움 놀이도, 책을 다 꺼내어 하나씩 세워 도미노 놀이도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열정적인 놀이터에 살고 있다.
행복이 쌓인다. 차곡차곡 채우기만 하고 싶은데 너무 맑은 날만 기대하려는 내 욕심일까? 그렇지.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서 흐린 날도 있고,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폭우가 쏟아지는 날도, 눈이 펑펑 내려서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되는 날도 있으니 마랴. 어떤 순간들을 만나더라도 행복만 외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끔은 시끌벅적한 우리 집이 아닌 마치 전쟁터에 온 기분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정리정돈이 되지 않아 지저분해져 가는 거실의 상황과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서 점점 말을 듣지 않는 내 몸, 아이들만 바라보느라 스스로를 잃어가는 울적함의 고민거리.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매일 신나는 놀이터에 와 있는데 결국에는 지치고 마는구나. 왜?' 이 물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비로소 뭔가가 필요하다는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무엇은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만나게 된다.
***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단순? 그래, 이거야!” 원래부터 물건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고 비어있는 새하얀 벽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거실 놀이터의 꽉 찬 물건들을 보면서 점점 가슴이 답답했었나 보다. 주로 아이들의 물건이 가득한 이 공간에 단순함을 가져온다면 체력 소모도 덜 되고 시간적인 여유로움까지 생기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간단한 삶, 최소한의 것을 추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어느샌가 스며들게 되고 변화가 시작되었다.
사실 아이들의 물건은 많지 않았다. 자리가 없던 거였지. 구멍이 난 양말은 꿰매어 신든지 정리를 하든지 해야만 멀쩡한 양말과 섞이지 않는다. 양말 두 짝을 찾고 하나로 합쳐 서랍장에 넣는 것처럼 장난감에게도 각자 있어야 할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거나 낡은 물건은 정리를 하고, 가끔 사용하는 물건은 작은 박스에 넣어서 한쪽으로 놓고 사용빈도를 확인했다. 장난감을 가지고 논 뒤 아이들과 함께하는 정리시간은 점차 어렵지 않게 마무리하는 일이 되어갔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말한다.
“물건을 줄이는 일은 결코 자신을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시킨다.”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처음은 심신의 복잡함을 없애고자 하는 정리정돈으로 시작되었지만, 심플한 삶을 바라보며 조금씩 비우다 보니 어느새 몸과 마음은 훨씬 더 건강해졌다. 나아가 내면의 대화를 나누고 스스로를 더 안아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기는 경험을 하였다.
미니멀 라이프는 정답이 없다. 개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삶에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가면 된다. 남들 따라 하다가 맞지 않는 옷을 입어서 불편해하기보단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찾고 오래오래 입을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유하지 않는 삶이 아닌 필요이상의 물건을 차지하지 않고 건강한 삶, 감사하는 삶, 지속가능한 삶, 무해한 삶과 환경 등 생각의 생각은 점차 뻗어나가고 있다. 퍼져가는 관심에 근본은 최소한의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서 간결하고 단순한 삶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