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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개설 시 알아야 할 개념, 층약국

by 이일형 변호사
약국 개설 전 꼭 알아야 할 '층약국' 개념과 법적 쟁점



약국을 새롭게 개설하려는 약사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 있다. 바로 '층약국'이다. 단순히 건물 위치만의 문제가 아닌, 약사법상 복잡한 법적 쟁점을 담고 있어 개설 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의료기관과 같은 건물, 특히 같은 층에 약국을 개설하고자 하는 약사들이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정리해봤다.



층약국이란? 개념 정의와 현실적 문제점



층약국은 의료기관과 동일한 건물 내에서 같은 층 또는 인접한 층에 위치한 약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약국이 건물 1층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병원이 있는 3층에 약국도 함께 위치하거나 2층, 4층 등 인접 층에 설치된 경우를 말한다.

층약국 개설을 고려하는 약사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환자 입장에서 진료 후 처방전을 들고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성 뒤에는 약사법상 엄격한 제한 규정이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층약국 개설 등록 과정에서는 1층 약국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받게 된다. 보건소에서 담합 가능성을 우려해 추가적인 소명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사실 주변 약사 선생님들로부터 "병원과 같은 층에 약국을 개설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라는 상담을 자주 받는다. 단순히 같은 건물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1층에 위치한 약국보다는 담합 등 요인이 많기 때문에 개설 과정에서 소명 요구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약사법 제20조 제5항: 층약국 개설 제한 규정 분석



약국 개설 제한에 관한 핵심 조항은 약사법 제20조 제5항이다. 층약국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주요 제한사항은 다음과 같다.


주요 제한사항 3가지


첫째, 의료기관 시설 안 또는 구내

약국을 개설하려는 장소가 의료기관의 시설 안이나 구내인 경우 개설등록을 받을 수 없다.


둘째, 시설 분할·변경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부지의 일부를 분할·변경·개수하여 약국을 개설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셋째, 전용 통로 설치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전용 복도, 계단, 승강기, 구름다리 등의 통로가 있는 경우 역시 개설등록이 불가하다.

이러한 약국 개설 규정은 의약분업의 취지를 살리고 의료기관과 약국 간의 부당한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판례가 요구하는 독립성 기준



특히 판례는 위 규정을 단순히 "공간적 측면"에서 해석하는 것을 넘어서서, "기능적 독립성" 또한 따져보고 있다. 즉 판례는 약국이 병원으로부터 "공간적 독립"하는 것은 물론, "기능적으로도 독립"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약국이 병원에 예속되어 있는 경우에는 위 규정을 확장해석해서 개설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층약국 합법성 판단 4가지 핵심 기준



층약국이 불법인지 여부는 단순히 같은 건물이나 같은 층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다음 4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1. 구조적 독립성 확보 여부

의료기관과 약국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는가? 벽체나 출입구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2. 기능적 독립성 유지 여부

약국 운영이 의료기관에 종속되어 있지 않은가? 독립적인 경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


3. 접근 방식의 공개성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공용 출입구를 통해 약국에 들어갈 수 있는가? 약국 접근이 의료기관을 통해서만 가능해서는 안 된다.


4. 전용 통로 부재 확인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에 전용 통로가 존재하는가? 공용 복도가 사실상 전용 통로 역할을 해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병원과 같은 층에 약국이 위치하더라도, 병원과 구분된 별개 출입구가 있고, 병원과 연결된 전용 통로가 없으며, 병원과 종속된 관계도 아닌 경우에는 합법적인 약국인 것이다.


실제 사례로 보는 층약국 개설 쟁점


국민권익위원회 사례 분석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판단한 실제 한 사례를 살펴보자.


A병원과 B약국은 같은 건물 2층에 위치했으며, 두 시설 사이에는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복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복도를 통과해야만 약국 접근이 가능한 구조였고, 해당 층에 다른 상가는 거의 운영되지 않아 사실상 병원 방문객만 이용하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복도가 '사실상 전용 통로'로 기능한다고 판단하고 보건소 측에 약국 개설 등록 받아들이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처럼, 실제 사례들은 좀 더 복잡해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 층약국 소송 사건


최근 약국 개설 관련 법적 분쟁 중 특히 주목받았던 서울 영등포구 층약국 사건을 아는가? 약사법 위반 여부를 두고 1심과 2심의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 흥미로운 사례다.

이 사건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의사가 상가 3개를 매수한 후 자녀에게 1개 상가를 증여하고, 그 상가에 피부관리실과 약국을 임대한 사례다. 인근 건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들이 의료기관 부지의 일부 분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의료기관 부지 일부 분할에 해당한다며 층약국 허가 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2심에서는 인근 약사들의 원고적격을 부정하고 소를 각하했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건은 층약국 소송에서 인근 약사들이 언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별 층약국 개설 심사 차이점과 대응 전략


약국 개설 등록 처분은 보건소장의 권한인데, 지역마다 층약국에 대한 태도가 달라서 어떤 지역에서는 원활하게 등록되는데도 다른 지역에서는 등록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성공적인 층약국 개설을 위한 준비사항



1. 관할 보건소와 사전 협의부터

개설 전 충분한 상담으로 요구사항을 미리 파악하자. 지역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확인이 필수다.


2. 구조적 독립성 확보가 핵심

의료기관과 명확한 물리적 분리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애매한 구조는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3. 서류 완비는 기본

건축도면, 임대차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철저히 준비하자. 부족한 서류 때문에 심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층약국 개설 시 주의사항



전용 통로는 절대 금지다. 의료기관과 기능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일반인 접근 가능한 공용 출입구를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보건소의 개별 기준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층약국 개설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


층약국이 반드시 불법인 것은 아니지만, 약사법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실무에서는 1층 약국보다 심사가 까다로운 경향이 있다.


층약국 개설을 검토 중인 약사라면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시기 바란다.


약사법 제20조 제5항 각 호 요건을 철저히 검토하고, 관할 보건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구조적·기능적 독립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전용 통로 없는 접근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약국 개설은 약사에게 있어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이다.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국 개설 전 반드시 관할 보건소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이 충분한 검토를 하였음에도 만약 층약국 개설과 관련하여 어려움이 있거나, 반대로 위법한 층약국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면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시험 합격

약국전문변호사 이일형(ilhyunglee@naver.com)

010-3970-9706

blog.naver.com/lawyer_l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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