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직 그 멈추인 비가
나의 길을 적시고 있는 건지
되려 오지 않는 비를 기다리는 판국에
그 희미한 존재의 시작은 어디인지
샅샅이 잡아내고자 하여도
이는 도통 추리가 쉽지 않은 것이었다.
내적 갈망과 결핍에서부터
기인하여 내 저 바닥 끝에 퍼지어
어떠한 화학작용으로도 쓸어내기
어려운 축축한 것을 퍼낼 수밖에
그 방법밖에는 없었다.
아주 먼 시절의 환경에서
새어 남았을 것이 여적 내 발과
몸을 쳐지게 할 만큼
오래로부터 시작된 집착들이었다.
오늘의 끝에는 멈추인 비에 실어내
내 길을 말려내기를.
시원한 바람 열 숨 불어와
기어코 마른땅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