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by 지안


사랑에 진지하게 접근하여
그의 모습을 알아보고 싶다는
그런 유치하기도 어리석기도한
이유로 아주 살짝 가까운 걸음을
얹어보았다.

환상 속에서는 사랑이 무척이나
달콤하였고 강하였으며
온기롭고 가득하였다.
환상이라는 낭만이 주는 넓직한
품이 밥을 대신할 것 같았다.

조심스런 다가감에 상응하지 않는
커다란 환상은 실재는 아니었다.
아직 낭만 어린 순수함이 가져온
객기였다. 아주 살짝 닿아보았던
사랑은 내가 겪어온 것과 다르지 않았다.

뜨거울 것만 같았던 그 모습은
연기는 나지만 손이 닿으면
기어이 아프고야 마는
드라이아이스였다.
차고, 뜨겁고, 아팠다.

그럼에도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는 용기있는
그런 모습을 따르려는 내 속
단단함에 자신감이라는 술을
부으며 아픔의 생채기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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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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