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골똘한 생각의 끝을
나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일.
내 스며든 감정들을
한 방울까지 쥐어 짜내야 하는 일.
더 이상 모호한 환상에
기대를 하나 둘 더하지 않는 일.
펼쳐놓았던 낙서 종이들을
끌어 쓸어 담아 버리게 되는 일.
내게 남은 온갖 잔상들을
꾹꾹 눌린 자국까지 깨끗이 지워내는 일.
자동차를 벽에 들이받아
기억이 잊혀지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
그런 일.
단념.
지안, 지혜롭고 평온한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