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닭장 안에 두었다.
세찬 바람 위를 날고자 하는
카나리아인 줄을 몰랐다.
유난한 네 고집과
현란한 네 목표들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저 닭장 안에서 함께
울부짖으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오늘의 모이 먹는 일만이
내겐 중요한 사투였으니
너마저 온갖 닭모이를 먹었다.
네 좋아하는 푸르고 노란 맛의
공기들을 주었어야 했는데.
개활지를 날도록 도왔어야 했는데.
야생의 널 잡지 말았어야 했는데.
네가 내 손에 알맞지 않은
새였다는 걸, 내 장에 들어선
안될 존재였다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들어맞지 않아 삐걱거려
네 몸도 맘도 상하여 병이 너를
불쑥 불쑥 병원으로 데려갈 때마다
네 몸을 부수는 내 잠잠한 무기들을
꺼내어 용기있게 내버렸어야 했다.
네 목을 조일만큼 잔인하였던
내 침묵의 가시들과 회피의 톱니를
끊어내어 네게 바쳤어야 했다.
그럼에도 네가 내게서 피 흘리며
끊어져 나간 순간마저 내 피인 줄 알고
한 웅큼마저 아까웠다.
시간이 네게 미안함을 흘려주어
그제야 감흥 온 때에, 너는 썰물처럼
저 달의 중력을 향해 빠져나갔다.
이제 네가 저 하늘 위 구름을 뚫어내고
날개 깃털 하나마다에 힘을 가지어
네 마르지 않을 날갯짓에 박차를 가하길
네게 걸어두었던 내 속박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