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초보일기] 제약주에 당했던 늘보나무, 이번엔?

by 늘보나무

과거 제약주에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급락을 겪고, 물타기로 더 깊은 수렁에 빠졌던 늘보나무. 결국 잔고를 볼 용기마저 사라져 주식 어플을 삭제해 버렸다.


로부터 2년 후

그동안 늘보나무는 주식판을 떠나 있었다.

가끔 어플을 다시 깔아 잔고를 확인하긴 했지만 손실은 더 커져 있었고, 언젠가부터 그런 숫자들을 보는 것도 무뎌졌다.

그리고 어느 날, 그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주식에 무지했으며, 투자에 소질이 없었고 실패했다.’

그즈음 재테크에 관심 많은 지인에게서 책 한 권을 소개받는다.

갖고 있던 거 싹 다 팔아버리고 새롭게 시작하자. 다만 이번엔 좀 알고 투자해 보자.’

늘보나무는 재미없는 주식책을 겨우 다 읽고, 다시 주식에 발을 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익숙한 이름의 제약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오, 차트 괜찮은데? 수급도 나쁘지 않고…”

제약주라는 단어에서 살짝 통증이 올라왔지만 늘보나무는 그 감각을 애써 무시한다.

그리고 조심스레 매수 체결.

그 뒤로는 매일 주가를 확인했고, 매일 조금씩… 조금씩 하락했다.

"역시… 제약주는 안 되나… 난 제약주랑은 인연이 아닌가…"

“참자, 보지 말자…”

“아… 오늘도 또 떨어졌네…”

“안 돼. 전에도 제약주 손절 못해서 망했잖아. 이제는 손절도 할 줄 알아야 해!”

늘보나무는 지난 실패를 떠올리며 결단을 내린다.

손절.

그리고 다음 날

주가는 날아올랐고, 늘보나무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주식을 하다 보면 좋은 추억이든 상처든 결국 기억이 남는다.

문제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과거에 수익을 준 종목이 또 수익을 줄 것 같고, 예전에 상처를 준 섹터는 또 나를 울릴 것만 같다.

하지만 결국, 믿을 수 있는 건 단 하나

과거도 아니고, 종목도 아니고, 바로 지금의 나. 내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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