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믿는 진리 중 하나는 '희소하면 가치가 오른다.'
이 간단한 공식은 고급 와인, 명품 시계, 한정판 신발까지 모든 걸 관통한다. 그러나 주식 시장에서는 이 공식이 오히려 함정일 수 있다.
늘보나무는 한 종목에 눈길이 갔다.
“이거 괜찮은데?”
체결강도 140. 흔히 상승 신호라 알려진 숫자였고 실제로 주가가 오르고 있었다. 그는 망설인 끝에 매수를 결정했다. 마음속에 ‘희망 가스’가 차올라 몸도 마음도 붕 뜨는 듯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차트를 확인하며 속삭였다.
“지금은 몇 프로나 올랐으려나...”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주가는 제자리걸음.
계속 높은 체결강도를 보이는데도 움직임은 미미했고 늘보나무는 점점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체결창을 유심히 관찰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주짜리 주문들이 줄줄이 체결되고 있어.”
주문은 많아 보이지만 실제 거래량은 미미했다.
‘아, 주문만 많지, 실제 매수량은 적었구나.’
이런 희소한 종목은 팔고 싶어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체결 속도는 더디고, 주가는 출렁거리다 말기 십상이다.
사람들이 희소성에 쉽게 매혹되는 건 당연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유통 주식 수가 적으면, 그만큼 리스크도 커진다. 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렵고, 매수세가 약하며 주가가 제대로 오르기 힘들다. 쉽게 말해, 희소한 주식은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마음 편히 투자하기 힘든 불안정한 가치인 셈이다.
늘보나무는 결국 깨달았다.
'아~ 주식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많고 거래량이 풍부한 종목이 오히려 안정적이네.'
넓은 바다에서 잔잔히 출렁이는 크루즈가, 파도에 흔들리는 작은 보트보다 훨씬 더 안전한 법이다.
주식 투자에서 승부를 가르는 힘은 하나의 시선에만 갇히지 않는 데에서 나온다. 희소성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대중적인 게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 시선을 모아 내 안의 통찰로 엮어야 한다. 세상일이란 것도 한 방향으론 도저히 다 보이지 않는 그림이다.
그리고 주식도 인생도 결국엔—
한정판 좋아하다 한정 없이 물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