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초보일기]그 말, 안 해도 나 알고 있어요

by 늘보나무

오늘도 늘보나무는 주식창을 들여다보다가, 빡빡해진 눈을 비비며 중얼거린다.

“워런 버핏이 장기 투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 종목도 안 보이고, 수익도 안 나고… 아, 진짜 힘들다.”


주식판에 다시 발을 들인 후에도 여전히 배우는 중인 늘보나무.

자기 자신을 100% 믿지 못하기에, 오늘도 분산투자와 단타, 스윙의 경계에서 갈팡질팡 중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주가를 들여다보고, 뉴스를 읽고, 기술적 지표를 분석하지만 막상 매매 버튼 앞에 서면… 손가락이 얼어붙는다.

종목을 바라보던 중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기적,
어제 매매를 포기한 종목이 오늘 미친 듯이 치솟는 신비.
몇 번만 이런 경험을 하면 머릿속엔 이런 의문이 맴돈다.
“주식… 이거 진짜 무논리의 세계인 거야?”

그런 늘보나무에게 돌아오는 건 자기 마음도 몰라주는 사람들의 무심한 말들.

“야, 저번에 내가 말한 OOO 들어갔지? 그거 엄청 올랐던데?”
“에이~ 왜 팔았어? 조금만 더 들고 있지 그랬어.”
“고작 그 정도 넣었어? 많이 좀 넣지 그랬냐~”

이런 말들, 가볍게 툭 던졌지만 늘보나무에겐 꽤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꽂힌다. 솔직히, 그가 이미 수십 번 혼잣말로 했던 말들이다.

'그때 좀 더 오래 들고 있을걸…'
'아, 그 종목에 좀 더 넣을걸…'

이미 알고 있다고. 정말 다 안다.


투자란 결국 나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을 들이는 일. 절대 가볍게 결정한 게 아닌데, 불안과 망설임 속에서도 나름의 근거와 계산이 있었고 그 순간, 내게는 그 판단이 최선이었다. 결과만 보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외로운 결정의 순간을 버텨낸 건 나였다.

그러니 제발… 책임 없는 조언은 넣어둬, 넣어둬.

여리고 흔들리는 늘보나무의 투자 자아에겐 지금, ‘조언’보다 ‘응원’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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