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을 마치고 잠시 숨 돌리며 오전장을 살펴본 늘보나무
"오잉? 럭키!"
보유 종목이 시원하게 상승 중이다. 빨간 숫자를 보자 심장이 쿵쾅거리며, 빨간 피가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 든다.
“이건 기회야! 이쯤에서 매도하자!”
늘보나무는 급하게 주문 창을 연다.
"수익이 얼마지? 오늘은 참아왔던 초밥 세트를 좀 먹어볼까~ 히히"
흥분한 손끝은 본능적으로 주문 버튼을 누른다. 호가창을 눈으로 훑으며 고민하다가 적당히 높은 가격에 매도를 건다.
“이 정도면 언제 체결되려나”
띠링~~~
'응? 체결이 이렇게 빨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체결 알림에 그는 찜찜한 기분을 느낀다.
“뭐지? 분명 시장가보다 높게 넣었는데"
줄리언 반스의 책 제목이었던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 순간 그 문장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설마 하는 마음에 주문내역을 확인한 그, 머리가 멍해진다.
늘보나무는 매도할 주식을… 다시 산 것이다. 아주 자신 있게…
“하… 진짜 나는 왜 이럴까.
설마… 내 호가에 내가 체결된 건 아니겠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시장가 체결이었기에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돈이 아니라,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 마음이다.
주식 주문은 운전과도 같다. 흥분했을 때는 브레이크인지 액셀인지 제대로 확인하고 밟아야 한다. 수익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내 심박수이고, 주문 버튼보다 먼저 눌러야 하는 건 내 안의 성급함이다.
오늘은 굶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