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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나로 이어진다

일의 미래는 ‘나’ 위에 놓여 있다

by SWEL

일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모든 담론은 결국 한 지점으로 모입니다. 기술과 제도가 아무리 달라져도,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길을 선택하고 방향을 정하는 주체는 언제나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 시기, 증기기관이 세상을 흔들었을 때 누군가는 기계에 밀려났지만, 누군가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20세기 전기의 도입과 컨베이어 벨트의 확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변화는 언제나 있었지만, 그것이 개인에게 위기였는지 기회였는지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자리로 전환한 방식에 달려 있었습니다.


오늘의 AI, 디지털 플랫폼, 원격근무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현실을 두고 어떤 이는 불안을 말하고, 어떤 이는 기회를 발견합니다. 취미로 하던 글쓰기나 디자인이 주요 소득원이 되기도 하고, 정규직의 안정성은 어느새 계약직과 프리랜서의 불안정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경력은 더 이상 직선이 아니라 곡선과 갈래가 얽힌 지도와 같습니다.


이 지도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


과거에는 직장이 곧 자기 경력이었지만, 이제는 프로젝트 경험, 협업 기록, 온라인 활동, 배움의 흔적까지 모두가 나의 설계도를 이루는 재료가 됩니다. 건축가가 여러 자재를 모아 집을 짓듯,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이어 붙여 자기만의 ‘일의 집’을 세워야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들은 단일한 직업에 갇히지 않았습니다. 다 빈치는 화가이자 발명가였고, 미켈란젤로는 조각가이자 건축가였습니다. 그들의 삶은 하나의 직함이 아닌 다층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포트폴리오형 인간’으로서, 여러 경험을 연결하고 다중적 정체성을 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자유와 가능성은 언제나 불안과 함께 찾아옵니다.


더 이상 승진 체계나 직급이 나를 지탱하지 않기 때문에 성과와 평판, 네트워크와 자기 관리가 곧 나의 울타리가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프로젝트와 배움을 통해 나의 설계도는 더욱 풍부해지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기회가 열립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입니다.


나는 직함으로만 설명되는 존재가 아니라, 경험과 배움, 관계와 성과가 모여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입니다. 따라서 자기 설계도는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만들어왔는가, 어떤 배움을 남겼는가”를 기록해야 합니다.


많은 담론은 기술의 진보와 제도의 변화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변화는 결국 ‘나’라는 주체 위에 놓입니다. 자동화가 일자리를 줄인다 해도, 평생학습은 여전히 내 앞에 있고, 플랫폼이 노동 시장을 바꾼다 해도, 그 안에서 신뢰를 쌓고 브랜드를 세우는 것은 나의 선택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판을 바꾸지만, 그 판 위에서 어떤 설계도를 그릴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당신의 설계도는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더 많은 자유를 원합니까, 아니면 단단한 울타리를 세우고 싶습니까? 무엇을 덜어내고 무엇을 새로 더할 것인지, 그 선택에 따라 우리는 서로 다른 ‘일의 집’을 지어갈 것입니다.


일의 미래는 거대한 전망이나 추상적 이론 속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나’라는 존재의 선택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설계도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손끝에서 그려지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길은 나로 이어지고, 일의 미래 또한 나의 이름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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