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 빈손 항해

by 김가인 오로시

끝의 항해, 둥둥 떠서 흘러가본다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르지만

물 위에 등을 기대어본다



서쪽 끝으로 가면 끝이 있을 것 같고

동쪽 끝으로 가면 시작이 있을 것 같다



가보고 싶다

흘러가보자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아서

온몸으로 비를 맞이한다

굵은 빗줄기가 살에 꽂힌다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다

흘러가기만 한다



태양빛이 나를 쪼인다

따끔따끔

새들이 내 몸을 쪼는 것 같다

여전히 온몸으로 받아낸다



내 손에는 어떤 도구도 없다

그저 타고 흘러갈 뿐



어느 끝에 닿는 날

통증이 먼저

내 몸을 놓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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