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1

자작시

by 김가인 오로시

꽃다운 목소리를 잃어버리고

파란 창문 밖으로 그녀는 이름을 던져버렸다



윙윙거리는 TV 소음을 타고

벽틈 사이로 노란 오줌 냄새가 흘러내린다


“내 이름이 뭐니”



먼지 한 톨 없어 보이는 바닥 위로

창밖 먼지들이 반사되어 올라붙는다



매일 같이 “인동 장씨”하고 부르는

그녀의 힘찬 목소리는



어느새 뼈밖에 남지 않은 관절 사이사이에서

죽음의 소리로 새어 나온다



시곗바늘은 방향을 잃었지만

시간은 분명,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내 이름이 기억이 안나”



마스크 사이로

나는 뜨거운 눈물을 훔친다


“나 잊고, 모든 건 한때니까 행복하면 돼”

이름도 잊어버리고 노래도 잊었으면서

행복은 우째 기억하시나



“울지 마”



눈치 없이 빛나는 바닥은

그저 흘려보내 버린다. 휠체어를


보이지도 않은 허공이

나에게 손짓하며 인사한다



다시 올게요,

나지막이 인사하고

나는 퇴장한다



오래되고 무거운 옛날 TV 한 대가

내 가슴을 찧어 누른다



찌지직-

고장 난 듯 소리는 울리고

온몸을 축축하고 무겁게 적셔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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