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찾기

자작시

by 김가인 오로시

어제 던진 말 한 줄이

벽에 박혀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마지막 탄환이었다며

나는 벽만 바라보고 있다



벽 사이를 넘나들며

다리가 유난히 긴 거미처럼

치렁치렁 머릿결을 헤집으며

벽과 벽 사이를 기어 다니고 있다



어제의 전쟁터에는

시커먼 잿먼지와 공기 중으로 흩어진

연기만 남아 있다



아직도 벽에 박힌 탄환은 없나 보다

어쩌면 붉은 심장 속에 있을지도 몰라



심장에서 붉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붉은 비는 여전히 내리고



연기는 사라지며

잿더미는 빗물에 씻겨 내려가고

꽂혀 있던 깃발은 쓰러진다



오직 탄환만

연기를 내뿜을 뿐



그 연기를 한참 바라보는 동안

너는 건너편에서

잿물 같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커피향은 지독하게 좋아서

너와 나는 다시 만났다



붉은 비가 여전히 내리고

그 빗방울이 토독토독 어깨에 떨어져 닿을 때

서로의 긴장된 숨결 속에서 시간이 멈춰 선다



구석 어딘가에서 가늘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조용히 식어 가는 탄환 하나



우리는 끝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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