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쓸데없이 감을
아침부터 따고 있다
내게 오지도 않을 감
그러나 언젠가는 올 감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한 법
글도 마음부터
조용히 데워야 하는 법
생각들은 줄지어 서서
시간의 에스컬레이터에
감 한 알씩 태워 보낸다
올라간다
올라간다
위층으로 올라간 감들은
말이 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내려온다
내려온다
계단 틈새로 미끄러진 감들은
그냥 오늘의 찌꺼기가 된다
결국 내 앞에 남아 있는 건
몇 알의 말과
몇 알의 침묵뿐
역시, 나의 감은
달고
쓰고
조금은 시큼한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