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항해, 둥둥 떠서 흘러가본다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르지만
물 위에 등을 기대어본다
서쪽 끝으로 가면 끝이 있을 것 같고
동쪽 끝으로 가면 시작이 있을 것 같다
가보고 싶다
흘러가보자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아서
온몸으로 비를 맞이한다
굵은 빗줄기가 살에 꽂힌다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다
흘러가기만 한다
태양빛이 나를 쪼인다
따끔따끔
새들이 내 몸을 쪼는 것 같다
여전히 온몸으로 받아낸다
내 손에는 어떤 도구도 없다
그저 타고 흘러갈 뿐
어느 끝에 닿는 날
통증이 먼저
내 몸을 놓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