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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랑과 시간의 관계

주는 사랑 vs 받는 사랑

by YoonSeul

사랑은 시간을 닮았다

빠르게 흐르면 흩어지고

천천히 흐르면 깊어진다

억지로 당기지 않아도

놓치지 않겠다고 너무 세게 움켜쥐지 않아도

사랑은 결국 자기 속도로 제 자리를 찾아온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세한 온도가 있다

사소한 눈빛 하나

툭 떨어지는 말투

평소보다 조금 길어진 침묵 속에서도

마음의 결이 바뀌는 순간이 있다


그 흐름을 알아차리는 힘이

관계의 시간을 단단하게 만든다


때로는 막히는 순간이 찾아온다

말이 엇갈리고, 감정이 틀어지고

머릿속에서 이걸 누구에게 물어볼까 하는 생각이 스칠 때도 있다


하지만 사랑은 결국 둘이서 쌓아 올리는 세계다

타인의 조언은 참고가 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의 온도는

오직 서로에게서만 배운다


서툴러도 괜찮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도망치지 않고

마주 앉아 바라보려는 마음의 용기다


그리고 그 대화의 끝에서

완벽한 해답 대신

그래 우리 계속해보자

라는 작고 단단한 확신이 남아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


사랑을 오래 지키는 힘은

눈부신 이벤트가 아니라

이 작은 용기의 반복이다


오늘 당신의 사랑은 어떤 속도로 흐르고 있는가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고

조용히 쌓이는 순간들을 느껴보자

그 시간 속에서

사랑은 스스로 깊어지고

서로의 마음에는 은은한 확신의 향기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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