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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것

주는 사랑 vs 받는 사랑

by YoonSeul

사랑을 오래 해본 사람들은 안다

마음을 다 준다고 해서 상대가 그만큼 받아주지 않는다는 걸

그리고 내가 준 만큼 돌려받는 것을 계산하기 시작하면 사랑이 서서히 메말라 간다는 것도


사랑은 물과 닮았다

흐르지 않으면 썩고 너무 세게 잡으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힘을 준다

더 잘해주고 싶어서 더 지켜주고 싶어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그 순간은 행복하지만 동시에 조심스럽지 않으면 균형이 깨지기 쉽다


우리는 종종 주는 사랑과 받는 사랑을 구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사실 둘은 하나의 흐름 안에 있다

숨을 들이쉬면 내쉬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주면 받게 되고 받으면 주게 된다

문제는 억지로 상대에게서 받으려 하거나

내 정성을 과시하려 들 때 발생한다

그때 사랑의 호흡은 꼬이고 관계는 쉽게 피로해진다


처음에는 물 위에 뜨려 안간힘을 쓰듯

사랑도 처음엔 마음을 꽉 쥐고 버텨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진짜로 오래가는 사랑은 힘을 빼고 흐름을 믿는 순간 보인다

내 마음을 전할 때도 상대가 받아들이도록 여백을 주어야 한다

그 여백이 곧 관계의 숨통이다

상대는 내 마음을 선물로 느낀다

힘을 빼고 건네는 사랑은 부담이 아니라 에너지가 된다


사랑을 건강하게 주고받으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한다

내 마음이 지쳤는지 내가 정말 이 관계 안에서 편안한지 살펴야 한다

지친 상태에서 억지로 주는 사랑은 상대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반대로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하면 그 힘이 자연스럽게 흘러나가며 상대는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또한 사랑을 주는 순간

그것이 돌아올지 아닐지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사랑은 주는 그 순간 이미 완성된 것이고 받는 것은 덤에 가깝다

이런 태도는 상대를 더 자유롭게 하고

결과적으로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온다


관계의 건강한 경계 설정도 중요하다

모든 걸 다 주고 싶고 상대가 필요로 하면 언제든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그럴수록 내 에너지는 금세 소진된다

잠시 멈추고 내 마음과 상태를 관찰하며

필요하다면 아니 오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작은 선택이 장기적으로 사랑을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사랑을 주면서도 받으면서도 호흡을 의식해 보자

때로는 물러나고 때로는 다가가고 때로는 멈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 과정을 통해 사랑은 더 이상 소유가 아니라 흐름이 된다

그리고 그 흐름을 믿는 순간

내가 준 사랑은 억지로 돌려받지 않아도 더 깊고 넓게 돌아온다


주면서 얻는 즐거움은 달콤하지만 때론 위험도 있다

상대에게 너무 의존하거나 사랑을 확인하려 과하게 애쓰면

사랑은 압박이 되고 관계는 쉽게 금이 간다

하지만 힘을 빼고 흐름 속에서 주는 사랑은

받는 사람에게 부담이 아닌 기쁨이 되고

나 자신에게는 여유와 안정이 된다


오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 멈추어 생각해 보자

내가 지금 힘을 너무 주고 있진 않은지

내가 지금 여백 없이 상대를 채우려 하진 않는지

그 답을 찾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결이 부드러워지고

상대는 내 마음을 더 선명하게 느낀다


사랑이란 결국 주면서도 내 안에 고요가 남아 있는 것

받으면서도 계산이나 미안함 없이 감사와 기쁨이 차오르는 것 그런 사랑을 경험하는 순간 우리는 깨닫는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하나의 흐름이며

그 흐름을 믿을 때 사랑은 물 위에서 힘을 빼듯 자연스럽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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