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be there, forever and a day. Always......"
친구가 흥얼거리던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고
친구가 이 소절만 종일 흥얼거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 여기만 들리네."
'always'라는 제목을 빼면
나머지 가사는
'본 조비'라는 그룹의 이름만큼
낯설었다.
가사를 펼쳐놓고 눈으로 따라가며
귀에 힘을 주었음에도 말이다.
영어 막귀인 내 귀에도
찐하게 꽂힌 그 한 줄.
'영원의 다음 날까지도
그곳에 있겠다.'
서로의 면전에서는 차마 못 할
낯간지러운 말이라
판타지 소설을 보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
그리고 절절한 가사와는 달리
쇠맛이 나는 목소리와
터프한 드럼 비트가 심장을 두드렸다.
있지도 않았던 연인을 떠나보낸
이별의 경험이,
내 심장을 밟고 지나간 듯한
당혹감이었다.
다행히도 SNS 이전의 일이다.
그 덕에 평생 흑역사는
시대의 도움을 받아
시간의 흐름에 흘려보냈다.
물론, 그 후로 오랫동안
가끔 들리는 'always'는
손톱 밑에 들어가
점이 되어버린 가시처럼
흑역사를 일깨워준다.
절절한 이별의 헛헛한 경험은 가짜였지만,
드럼 비트와 함께 뛰던 흑역사는
끝내 나의 것이 되었다.
달달한 연애도
쓴 이별도
겪기도 전에
남의 경험을 빌려와 심어놓고
우리는
진짜 내 연애를 시작한다.
영어, 수학 진도를 선행으로 빼놓듯
감정도 선행으로 배웠던 걸까?
반칙일까.
아니면
조금 후진 성장의 모습일까.
아직 덜 큰 어른이는
오늘도 영화 한 편으로
경험치 +1을 채운다.
조금 후진 성장일지 모르니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서.
내일의 흑역사가 될지도 모를
감정을 또 하나 주워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