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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Jan 29. 2024

모녀여행 중 꼽은 부산 대표 먹거리  TOP2

돼지국밥 아니고, 밀면도 아니고, 어묵도 곰장어도 곱창도 아닌 두 가지!

여행을 즐기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가장 먼저 챙기는 짐이 다르고, 가장 먼저 챙기는 스케줄도 다르다.


딸램이 아는 사람 중에서는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를 가장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은 여행지인지, 관광지로 개발되지는 않아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쉬다 올 수 있는 곳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점으로 두는 사람들도 있다.


딸램은 2023년 모녀 부산 여행에서 신경 쓴 것들이 많았다.

사실, 여행 계획을 시작할 때, 딸램 홀로 가는 여행으로 구상할 때는 그냥 '공연 보고, 편하게 쉬고, 바다 보고 오자' 이렇게 세 가지 포인트만 잡았다.

하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 되면서 좀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계획을 좀 더 촘촘하게 세웠다.


공연 좌석이 붙어있는가, 편안한 숙소인가, 교통편은 어떻게 할까 보다도 더 에너지를 소모하며 고심한 것은 바로 '무엇을 먹을까'였다.


여행지에서 가장 유명한 현지의 먹거리를 먹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산 먹거리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메뉴들이 대체로 엄마와 딸램이 별로 당기지 않는 것들이었다.


둘 다 데이트 혹은 동생, 친구들과의 여행으로 돼지국밥, 밀면, 어묵, 호떡 등을 먹어본 적이 있었다.

곰장어, 곱창도 부산은 아니었지만 다른 곳에서 먹어봤다.

하지만 모두 특별한 여행을 위한 끼니로 삼기에는 취향에 맞지 않는 음식들이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메뉴들 중 유일하게 '이건 괜찮지'하는 것은 어묵이다.

그런데, 어묵도 추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따듯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따듯한 계절에는 찾지 않는 편이니 말 다했다.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딸램은 먼저 하루 세끼를 기준으로 여행을 하면서 챙길 끼니의 횟수를 세어봤다.

총 7번이었는데, 그중에서 두 번은 호텔 조식을 먹자고 계획했다.

*여행지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것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이 대목에서 으엥? 할 것 같다ㅋㅋㅋㅋ 딸램은 부산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깨달은 점들이 꽤 많은데, 이것도 여행 중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점 중 하나다. 딸램에게는 '여행을 할 때 음식보다도 어디에서 무엇을 보거나/듣거나/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호텔 조식으로 2번이 빠지면, 남은 것은 총 5회.

그 5번의 끼니 중에서 엄마와 딸램의 마음에 쏙 든 메뉴는 두 가지였다.


이름하여, 모녀가 뽑은 부산 먹거리 TOP2를 소개한다.



포케

엥? 포케라고? 내가 아는 그 포케? 맞다. 포케는 하와이 언어로 '자르다'라는  뜻이다.


처음으로 친구와 포케를 먹었을 때 딸램은 '꼭 비빔밥 같다. 그런데 샐러드에 더 가까운, 밥은 참 코딱지만큼 들어간 비빔밥'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포케에서 밥을 아예 빼버리는 선택지도 있다.


부산 광안리 해변 인근의 포케올데이에서 엄마와 딸램은 둘이 가장 좋아하는 연어 포케를 먹었다.

든든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한 끼를 챙길 수 있어 좋았다.


연어, 아보카도, 양상추, 현미밥 작은 스쿱, 마늘후레이크 등이 들어가며, 취향에 따라 기본 재료를 더 넣거나 다른 재료를 추가할 수 있다. 엄마와 딸램은 작은 빵 조각인 크루통을 넣어 먹기도 한다.


부산 광안리 해변의 포케올데이는 매장에서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통유리창이 넓게 있다. 마침 엄마와 딸램이 광안리에 갔던 날이 불꽃축제를 한다는 날이었기에, 포케를 먹는 내내 길을 건너는 인파, 교통정리와 안전관리를 하는 경찰들과 쉼 없이 지나가는 차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2024.2.3.기준으로 재확인해보니, 해당 지점은 지도에 표기되지 않고 있다. 인스타 계정은 아직 남아있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방문 전 연락으로 '영업중인지'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솥밥

특히, 딸램은 모녀여행 중에서 솥밥의 매력에 눈을 떴다.


가볍게 타려던 자전거를 아주 강행군으로 굴리고 온 뒤에 먹은 솥밥이 가장 맛있었다.

육체노동 후에 먹는 밥은 원래 꿀맛이라지만, 그것을 넘어서게 맛있었다.


엄마와 딸램이 고른 첫 번째 솥밥 집은 솔솥 서면점.

솥밥이라기에 건물부터 한국적일까 하고 상상했는데, 일본식 인테리어였다.

게다가 건물 밖에서 보이는 간판에 '솔솥'이라는 한글이 보이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다가 돌아와 가게로 들어섰다. 가게 내부도 목조형태.


덮밥에 올라가는 재료는 스테이크, 연어 등 다양했는데, 엄마와 딸램 피셜 연어 덮밥이 참 맛있다.



솔솥 새우튀김도 바삭하고 곁들여 나오는 타르타르소스가 고소하고 새콤해서 좋았다.


그리고, 솥밥이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누룽지도 마무리로 잘 먹고 나섰는데, 이 가게의 밥이 '양념이 들어간 덮밥'이기 때문에 누룽지에도 자기가 고른 메뉴의 양념이 배어 나온다.



은은하게 간이 된 누룽지도 꽤 괜찮았다.


사람들이 으레 찾는 메뉴가 아니라도, 그곳의 명물로 소개된 것은 아니었더라도 엄마와 딸램은 든든하고 기분 좋게 부산 여행 중 끼니를 챙겼다.


미디어 등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즐겼다, 주체적인 여행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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