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사람"이라는 진단에 대한 반박문

나는 약한사람이 아니다

by 카미노

[약한 사람의 9가지 특징]


1. "아니오"를 말하는 걸 항상 두려워함

2. 음란물에 중독되어 있음

3. 어떤 중독에도 휘둘리는 상태

4.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음

5. 피해자 마인드에 사로잡힘

6. 자신의 불행한 삶을 타인 탓으로 돌림

7. 늘 다른 사람 얘기만 함

8. 행동하지 못하고 의지만 함




최근 인스타그램에 떠도는 "약한 사람의 9가지 특징"이라는 글을 보았다. 마치 의사가 환자에게 "당신은 감기입니다"라고 선언하듯, 누군가 우리에게 "당신은 약한 사람입니다"라는 딱지를 붙여주고 있다. 그런데 잠깐, 이 진단표를 보니 웃음부터 나온다.


첫 번째 특징, "아니오를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그럼 "예"라고 대답하는 것도 두려워하면 강한 사람인가? 현대인의 90%는 치킨 주문할 때도 "매운맛 괜찮으시죠?"라는 질문에 "네...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속으로는 '아니야, 나는 순한맛 인간이야'라고 외친다. 그럼 우리 모두 약한 사람인 것인가?


음란물 중독과 각종 중독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현대 사회에서 중독이 아닌 것을 찾는 게 더 어렵다. 커피 중독, 스마트폰 중독, 드라마 중독, 심지어 운동 중독까지. 중독 없는 사람은 아마 팔공산 어딘가에서 명상만 하고 사는 도인뿐일 것이다.


자존감이 낮다는 것도 재미있다. 요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로또 당첨만큼 어렵다. SNS 시대에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은 이미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급 인물일 것이다.


피해자 마인드와 남 탓하기는 또 어떤가. "오늘 지각한 건 지하철이 늦어서야", "시험 못 본 건 문제가 어려워서야", "다이어트 실패한 건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야". 이런 식으로 변명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자. 아마 그런 사람은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거울만 보고 사는 나르시시스트이거나, 아니면 정말로 완벽한 외계인일 것이다.


"남 얘기만 한다"는 특징은 더욱 웃기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가 날씨 이야기, 연예인 이야기,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자신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약한 게 아니라 자아도취에 빠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의지만 한다"는 특징은 현대인의 보편적 증상이다. "내일부터 운동해야지", "다음 달부터 독서해야지", "언젠가는 여행 가야지". 이런 다짐들로 가득한 우리의 일기장을 보면, 인류 전체가 약한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이 "약한 사람의 특징"들을 보면, 이것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인간다움의 증거다.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실수하고, 변명도 하고, 망설이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진정 강한 사람이란 이런 인간적 약점들을 인정하면서도 조금씩 나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웃어넘기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약하면서도 동시에 강한 존재다.


그러니 이런 진단표에 너무 심각해하지 말자. 대신 "나는 인간이다"라고 당당히 외치며, 오늘도 불완전하지만 완전해 지기를 바라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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